전북을 비롯해서 전국에 있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가 이르면 다음 달 초 윤곽을 드러낸다.
  서울지역 13개 자사고를 비롯해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사고(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번 재지정 평가를 통해 몇 개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교육청의 경우는 평가와 관계없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사례도 1학기 중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전체적인 자사고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상산고의 서면평가와 현장실사 및 점검을 마쳤고 한국교육개발원(KDI)이 실시한 온라인 학교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도교육청은 설문결과를 현장실사 결과 등과 합산해 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점수를 합산한다. 재지정 점수에 미달할 경우 상산고측의 청문을 거쳐 교육부에 동의를 요청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교육부가 동의를 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전북과 마찬가지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서울지역 자사고의 재지정 여부와 함께 늦어도 6월 15일 이전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산고가 기준점 80점 이상을 받으면 5년 간 자사고를 유지한다. 반대로 80점 미만이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 일반고로 전환하고 고입전형기본계획 수정안을 공고한다. 학교 교육과정의 경우 다음 해 신입생은 일반고, 2,3학년은 자사고로 운영하는 것이다.
  상산고와 학부모들은 그동안 전북교육청의 재지정 평가 기준이 80점으로 서울보다 10점이나 높고 평가 기준도 납득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서울은 올해 13개 자사고가 평가 대상이다. 기준점이 70점으로 전북보다 10점이나 낮지만 부담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13개 학교는 평가지표가 부당하다며 한때 운영성과 평가보고서 제출을 거부하기도 했었다.
  이번 재지정 평가를 통해 각 교육청이 제시한 기준 점수를 넘지 못한 일부 자사고는 일반고 전환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평가 점수가 기준에 미달해도 구제해준 사례가 있지만 자사고 폐지가 공약인 문재인대통령과 해당 시도교육감 체제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럴 경우 전국의 자사고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서울은 자사고가 27개였지만 지난해 대성고가 5번째로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모두 22개 학교가 자사고로 운영되고 있다. 전북은 올해 평가를 받는 상산고 외에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 등 모두 3개 학교가 자사고다.
  특히 전북의 경우 내년에 재지정 평가를 받게 되는 두 학교 가운데 최소 한 개의 학교는 1학기 내에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2년간 신입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해당 학교는 2학기 전북교육청 무상교육 실시와 맞물려 자사고를 포기함으로서 명분보다 실리를 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자사고 재지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절차와 일정 정도만 안내해 줄 수 있을 뿐 평가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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