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송곳처럼 빛나는 재능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김정희 작가는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다.

인형이나 장난감을 곧잘 만들던 그가 고등학교 시절 공예에 관심을 가진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학진로를 결정할 때 고민이 많았지만 소질은 어쩔 수 없었는지 전주대 산업디자인과를 택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을 하고 보니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농산물 잡곡상을 하게 됐다. 이 일을 20여 년째 하지만 재능이 있고 흥미를 끄는 공예도 놓지 않았다.

말 그대로 틈틈이, 꾸준히 도자기 공예를 하며 한지공예에도 관심을 갖던 중 새로운 기회가 왔다. 지인이 그의 뛰어난 실력을 보고 전주대 대학원 한지문화산업학과를 추천한 것.

대학원에 입학한 뒤부터 여러 분야 공예로 영역을 넓힌 그는 최근 선운사 전시에서 지호공예를 선보였다.

작품 ‘만추’ 속 장독대 주변을 맴도는 한복 차림 소녀와 소년은 높고 푸르른 가을날 한가로웠던 그 날로 우리를 이끈다. 인형의 실제인 듯 편안한 자세와 울퉁불퉁 장독대 표면을 살린 정교함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전국안동한지문화대전 은상, 대한민국한지대전 특선, 전라북도공예대전 금상 2회, 전통공예전국대전 은상,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장려상, 세종한글디자인전 특선을 받았다.

전주시 중화산동에 위치한 고즈넉 카페에서 작품을 상시 전시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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