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출판사는 해방 후 1946년부터 1970년까지의 표지, 목차, 판권을 확인한 잡지 75종을 엮은 신간 <표지목차로 보는 전북지역잡지>를 출간했다.
  지역잡지에 관한 자료로 출판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전라북도는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아동잡지 <파랑새>를 창간한 곳이다. 1950년대는 이병기, 서정주, 신석정, 김해강 등 이 지역 문인들이 활발히 활동하여 문학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고, 수많은 동인지를 탄생시켰다. 이 책의 서지 사항에 대한 잡지 해제는 조선시대 완판본의 맥을 잇는 일로서 전라북도가 기록 문화의 산실임을 증명한다.  
  <표지목차로 보는 전북지역잡지>는 모든 전북 잡지를 섭렵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목록만 전하는 작품까지 찾아내는 지난한 작업을 통해 작품 발굴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 점에서 <전북공론>, <남풍>, <전통>, <서원>, <국어문학>, <새벽>, <금강>, <농촌위생>, <병사월보> 등에 수록된 작품들을 발굴하여 세상에 빛을 보게 한 것은 출판계에서 획기적인 일이다.
  이 가운데 몇 개 잡지를 소개하면 먼저 <전북공론>은 해방기 전북 최초의 월간종합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1946년 6월 30일 동양인쇄사에서 인쇄하여 7월 1일 전북공론사(전주부 본정2정목 64 선북동 48)에서 발행하였다. 평론·시·소설·잡문 등 작품 2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해방 직후 문학적으로 반대의 편에서 활동한 서정주와 이태준이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고, 이념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글들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중도적 범주의 지역 잡지로 판단된다.
  <남풍>은 한국전쟁기 전주의 문단 상황과 문학 양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전쟁기 전주에서 발간된 기성 작가들의 동인지이다. 창간호의 편집 겸 발행인은 이철균이 맡았으며 서정주, 은안기, 김교선, 하희주, 김종빈 등이 참여하였다. 1951년 11월 7일 전주의 기산당(杞山堂)에서 인쇄되어 발간되었다. 시와 번역 등 작품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서정주의 ‘드리는 말씀’을 보면 지역 문학인들의 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나 창간호 이후 발간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국어문학>은 전쟁기에 발간된 전북지역 최초의 학술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전북대학교 문리과대학 중심의 연구회잡지이다. 창간호는 전주 명문사에서 인쇄하여 1952년 8월 1일 발행되었다. 책머리에 전북대학교 총장 김두헌의 격동사와 최승범의 창간사를 실었고, 본문에는 이병기·정인승·최승범·문선규의 연구논문을 비롯하여 김해강·신석정·구름재·최승범·고임순의 시작품 각 1편씩과 조병선의 수필 1편을 함께 실었다.
  책의 구성은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시기별로 전쟁기, 해방기, 1950년대, 1960년대로 하고 마지막에 연감 논문집을 추가했다. 교지, 연감, 논문집은 전라북도 잡지의 형성과정에서 볼 때 같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시대적 산물이다. 
  여기에 엮은 전북지역 잡지 75종 117권의 잡지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들로 기록문화 유산의 가치를 지닌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미 3년 전 발굴 작업에 착수한 저자들은 이 책이 전북지역 뿐만 아니라 지역학 연구의 교두보가 되기를 희망하며 다음 후속 작품으로는 해방 전과 일제강점기를 정리하는 1999년까지의 잡지 목록을 낼 것을 기약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