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및 가정문제로 인해 자녀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어머니가 경찰의 도움으로 44년 만에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서안식(69)씨, 서씨는 1973년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둘째 딸 조미선(47)씨를 극심한 산고 끝에 출산한 뒤 건강이 악화돼 남편에 의해 친정으로 옮겨졌다.

당시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 상태였고 혼자서 몸조리를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5개월 뒤 건강을 회복한 후 집으로 찾아갔을 때 서 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자신이 집에 없는 사이 남편이 첫째 딸 조화선(당시 2세)씨와 미선씨를 각각 익산과 전주의 한 영아원에 맡겨버렸다는 것이다.

남편은 서 씨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어려운 가정형편상 두 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큰 충격을 받은 서 씨는 이후 두 딸의 오빠인 아들만 데리고 그대로 집을 나왔다.

몇 년 뒤 남편이 찾아와 재결합을 요구했지만 “두 딸을 데려오기 전에는 그럴 수 없다”며 거부했다.

시간이 흘러 남편과 두 딸의 입양에 관여한 시누이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동생들을 찾아주겠다”던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자 그때서야 서 씨는 딸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경찰을 찾았다.

서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당시 친인척 거주지와 아동복지설 등을 상대로 소재와 탐문에 주력했으나 40여년의 긴 세월이 흘러 추적이 어려웠다.

그러던 중 미선 씨가 맡겨졌던 전주영아원 기록에서 미선씨가 1975년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해외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미선씨는 Maelyn ritter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애틀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경찰은 홀트아동복지회에 미선씨의 소재확인을 의뢰했으나,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미국 문화와 시스템으로 인해 추가적인 소재확인 작업이 어려워졌다.

이에 경찰은 미선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해 미선씨 영문명과 동일인을 검색해 ‘페이스북’을 통해 입양 여부 등을 확인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4월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한 미선씨는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경찰의 유전자 조사에 응했고, 서 씨와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난 10일 모녀는 서울의 해외입양연대 사무실에서 감격적인 해후를 나눴다.

서씨는 12일 전북경찰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찾지 못한 큰 딸 화선씨를 찾고 싶다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서씨는 “작은 딸(조미선씨)를 처음 보자마자 내 딸인걸 확신했다. 어릴 때 모습이 보여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작은 딸을 찾았으니 이제 큰 딸도 찾고 싶다. 정말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 실종수사 전담팀에서는 올해 1월부터 장기실종자 집중수사를 벌여 8명의 장기실종자를 찾아 가족에게 인계했다. 가족을 찾은 실종자 중 18세 미만 아동이 7명, 장애인이 1명이다. 또 성인 가출인 등 1287명의 소재를 파악해 가족에게 통보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송종하기자·song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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