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받은 만큼 누군가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헌혈합니다.”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작은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헌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가 있다. 전북대 치과대학 장성일 교수(35)다.

3월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10여 년 동안 꾸준히 헌혈했다. 최근에는 (사)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조혈모세포(골수)까지 기증키로 했다. 다음 달 백혈병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한다.

장 교수가 처음 헌혈을 한 건 고교 때다. 호기심으로 시작해 20대 중반 다시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누구나 착하게 그리고 베풀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 이거라 하는 것뿐이에요.”

목표는 1년 4회다. 석 달에 한 번 정도 하려했지만 그렇지 못한 적도 있다며 쑥스러워한다.

꾸준히 헌혈하다보니 지난해 여름 담당 간호사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을 권유받았다.

장 교수는 바로 등록했고 3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어 최근 건강검진까지 마쳤다. 장 교수는 새달 백혈병을 앓는 이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한다.

“조혈모세포를 뽑는 게 예전처럼 아프지 않다고 해요. 아프더라도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는데 그것보단 덜 아프겠죠.”

헬리코박터 연구자이기도 한 그는 입 안에 사는 세균도 연구할 계획. 연구 역시 사람을 향한다.

장 교수는 “운이 좋아서 좋은 가정에서 자랐고 좋은 직업도 가졌다. 가진 걸 조금이나마 나누며 사는 게 양심에 덜 거리끼는 삶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대학 모토처럼 한 인간으로서, 연구자로서 따뜻하게 동행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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