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선 전주대학교 부총장
 
몇 주 전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전국의 외국인 300여명이 전주대학교에 모여 KOTESOL이라는 영어교육관련 학술대회를 하였다. 참석한 외국인들에게 학술대회 관련 책자와 함께 전주를 소개하는 두 개의 영문소개책자가 배포되었다. 하나는 전주시 관광산업과 관광마켓팅팀에서 발간한 The Most Traditional Korean City Jeonju라는 32쪽짜리 영문 관광안내소책자였으며, 또 다른 하나는 Map of Jeonju라는 양면으로 된 영문 관광안내지도였다. 참석자대부분은 학술대회가 끝난 후 이 안내책자를 참고하여 2016년  '론리플래닛'이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중 3위를 차지했으며 매년 1천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외국인들에게 배부된 영문 관광안내책자를 살펴본 필자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영문 관광안내소책자의 전주에 대한 오기, 오역, 통일되지 않은 다양한 표기, 그리고 지도와의 불일치 등 부실함 때문이었다. 이 안내책자는 외국인들에게 전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주에 대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몇몇의 예만 들어보기로 한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풍패지관(객사)의 표기는, Pungpaejiguan(Jeonjugaeksa), Pungpaejigwan Guesthouse, Pungpaejiguan, Pungpai Jigwan, Pungpaejigwan(Jeonju Gaeksa-Governmental Inn), Pungpai Jigwan[Jeonju Gaeksa] 등 같은 소개책자에서 조차 서로 달리 표기되고 있다. 로마자표기뿐만 아니라 영어의 표기 또한 다양하여 이 안내책자와 지도를 참고하는 외국인들은 풍패지관을 찾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곳인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이들 모두는 Pungpaejigwan Guesthouse로 통일되게 표기하여야 한다.
전주의 역사적인 장소인 전라감영터는 Jeolla Gamyeong, Jeolla Gamyoung, Jeonlla Gamyeong, Jeollagamyeong Recovered Site, Gamyeongteo Site(former Provincial Office), former Jeollabuk-do province office, old Jeolla provincial office[government] site, Old Jeollabuk-do, Jeolla Provincial Office Site(Restored by 2019)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고 있다. 심지어 the former Jeollanamdo province office로 표기되어 전라감영이 옛 전라남도 도청이라는 잘못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들 또한 Jeollagamyeongteo(Former Jeolla Provincial Office Site)라고 표기하여야 한다. 전라북도청은 Jeollabuk-do District Office로 표기되어 구청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전주역사박물관  Jeonju Historial Museum, 전북경찰청 Jeollabuk-do Local Police Agency의 오류도 발견 된다.
지금은 사라진 옛미원탑을 소개하며 the old Miwon Tower로 적고 괄호안에 (U.S. Circle Tower)라고 소개하여 현재도 미원탑이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美圓탑이라는 의미로 소개하고 있다. 당연히 Former Miwon Tower Site라고 표기하여야 한다.
오목대와 자만벽화마을 인근에 있는 월당 최담 유허비(月塘崔公遺墟碑)를 Choidam Yoo Hubee, Choidam Yuheobi, Mr. Choi Dam Memorial Stone로 표기하고 있어 이곳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못하거나 다른 의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Monument for Woldang Choi Dam로 표기하여야 한다. 최명희문학관에 관한 소개 시 최명희 작가의 이름을 Myeonghee Choi, Choi Myeong-Hui, Choi Myeong Hee, Choi Myeonghee Gil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하고 있다. 실제는 Choi Myeong Hee로 표기하고 있다. 이들 또한 제대로 된 표기로 수정되어야 한다.
이처럼 관광명소 혹은 문화재관련 영문표기의 오류 및 오역은 대부분 개별적인 민간위탁사업 혹은 한시적인 위원회를 구성하여 진행하거나 외국인을 포함한 통·번역, 영어 관련자 또는 관광관련 종사자가 참여하는 형태의 일회성 사업에 따른 것이다. 관광명소에 관한 영문표기는 한국의 언어, 역사, 한식, 문화, 관광, 문화재, 로마자표기 등 한국문화 관련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영어와 번역전문가를 통해 전문적이고 지속적으로 하여야 한다. 
전라북도는 글로벌 전북 홍보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용 영문 투어패스를 제작하고 2019년 8월 출시할 예정이며 전북 외국인관광객 1,0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영문가이드북 및 영문지도는 의사소통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전라북도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관광객 유치, 관광산업의 선진화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영문안내책자에 대한 전문가의 감수를 통한 지속적이고 대대적인 정비를 하여 관광전북의 이미지를 제공하여야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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