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탈락에 학부모와 졸업생들이 강력 반발에 나섰다.

학부모와 졸업생들의 강한 분노감은 점수 발표가 있기 1시간 전인 20일 오전 10시부터 표출됐다.

새벽부터 3시간 거리를 달려 찾는 등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의 인원이 전북교육청에 모여들었다.

항의 집회에 나선 이들은 “전북 교육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그 의미에서 의상을 검은 상복으로 통일, 도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근조화환을 세우기도 했다.

상산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자사고 발표가 있는 날조차도 교육감은 타대학 강의에 나갔다”며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대화조차 거부한 교육감의 행보는 소신이 아닌 아집이다”고 지적했다.

탈락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내려온 학부모는 “이번 상산고 평가는 타지역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70점 초반의 점수를 받은 학교는 유지되고. 79.61점을 받은 상산고가 탈락한 것이 과연 공정한 평가인가”라며 울먹였다.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선 강계숙 상산고학부모 대표는 “학부모들의 바람은 단 하나, 교육청에서 상산고를 평가한다면 어려운 법령까지는 몰라도 다른 지역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받기 원했다”며 “공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 학부모들은 전국을 다니며 발품을 팔았지만,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육감이 주장한 일반고도 쉽게 넘을 수 있다는 80점에 대해 얼마나 많은 학교가 넘는지 지켜보겠다”며 “학생을 성적과 점수로 평가하지 말라던 교육감의 공정하지 못한 평가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졸업생 역시 이 같은 발표에 분노감 표출을 아끼지 않았다.

2007년에 졸업한 한 졸업생(자사고 2기)은 “상산고를 다니면서 중위권 성적에 머물러 계속 다녀야 하는 고민도 많았다. 실제 주변에는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전학을 택한 친구들도 있었다”면서 “비록 그때는 못 느꼈지만 양서 읽기를 통해 책 읽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고, 3학년에게도 체육 교과를 편성해 뛰놀게 했다. 명사 특강 역시 살아가는데 많은 자양분이 됐다”고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다.

이어 “외부에선 상산고를 귀족학교 직업학교라며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판검사라거나 의사가 꿈이었던 학생들이었던거지 상산고는 절대 그렇게 교육하지 않았다. 입시위주의 획일한 일반고보다 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항상 최선을 다했다”며 “상산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사실 상산고 진학을 꿈꾼 중학생이라 생각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이 학생들의 선택권을 박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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