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벌어진 인천 적수(붉은물) 사태가 여전하다. 인천시민들은 먹는물 기준에 적합하다는 관계당국의 발표에도 탁도가 너무 높아 믿지 못한다는 여론이다. 여기에 백여개가 넘는 학교에서도 먹는 물로 사용하지 못해 생수가 긴급 지원되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비상상황이다. 이에 전주시가 대비책으로 상수도 사업장에 대한 긴급점검을 벌이고 관리상태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상수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수도 관리 인원이나 시설 및 장비에 대한 확충 없이 평상시 상수도 행정을 나열해 발표했다는 비난이다. 최근 전주시 맑은물사업본부는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물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상수도 사업장 긴급점검 및 관리체계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을 살펴보면 전주 전역 급수시설에 관리전담인력 2명을 배치해 수도관 파열 등 긴급상황 발생시 제수변 조작(단수) 복구작업에 대한 현장지도 실시, 단수와 수압저하지역 발생시 원인분석 후 순환관로 제수변 조작, 민원발생시 밸브조작 등 통수 조절로 급수불출민원 신속대처, 상수관로 및 제수변 전체에 대한 수시 점검 등이다. 더불어 긴급점검으로 가압장 및 배수지 13개소, 소규모 가압장 및 배수지 47개소, 가압밸브·수압계 및 침수경보 설비·급배수펌프·배수지 수위 등에 대한 전기·통신·설비, 기계·밸브·배관, CCTV·기타 분야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상수도 담당 부서의 일상 업무를 나열한 것이란다. 전주시 맑은물사업본부의 답변 역시 황당하기만 하다. 점검은 계속 하고 있고, 인천과 영등포, 경기 광주에서 붉은물 사태가 생기니까 전주시는 이렇게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의 어떤 퍼포먼스를 알리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참 답답할 노릇이다. 평상시대로 열심히 행정을 하면 되는데 굳이 나서서 전주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었는지 묻고도 싶다. 시민불신만 키운꼴이고, 시 행정에 대해 시민들이 잘 모를 것이라고 무시한 처사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뒤늦었지만 김승수 전주시장이 시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 시설을 찾아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앞으로도 전주시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시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진실한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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