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후속조치가 이달 중 가시화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는 7월 중순쯤 북미 비핵화 협상팀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중앙통신도 1일 북미수뇌가 북미 대화를 재개키로 합의했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2월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4개월 동안 간극을 좁히지 못했던 양측이 접점을 찾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북미 최고수뇌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내밀은 만큼 이번엔 보다 진전된 비핵화 논의와 결실이 맺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3차북미정상회담의 성격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이었단 평가가 나오는 건 비핵화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양측이 극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둘러싼 양측 입장차가 워낙 첨예하기 때문이다. 속도보다는 올바른 협상을 내세우며 대량살상무기까지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로드맵을 요구하는 미국에 반해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가 현재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큰 비핵화 단계이고 여기에 맞춘 제재완화를 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동안 두 차례 북미협상이 있었지만 미국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고 북한은 지금도 핵능력 강화에 매달리고 있다. 원만한 협상이 진전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실질적인 비핵화로 가는 길이 멀다 해도 일단 만나서 서로의 입장을 듣고 어떻게 난제를 협의하는 과정마저 없다면 다음 단계는 ‘심각한 위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서로가 대화를 나누는 장이 필요한 이유다. 섣부른 기대를 가지고 앞서나가는 것도 위험하지만 비관론을 당연시 하면 뭔가 해보려는 시도 자체를 부정하는 시각 역시 옳지 않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무조건 성공해야 하고 또 그길로 가야하는데 우리가 재를 뿌려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우리에게 도움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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