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알고 보니 국립 아닌 시립?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허위·과장홍보 의혹 왜?> 이병재 기자l승인2019.07.02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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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주에서 열렸던 러시아 오케스트라 공연과 관련 허위 또는 과장 홍보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해당 러시아 오케스트라는 전주 공연 전후로 대구, 서울, 광주에서도 공연을 가졌고 얼마 전 러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도내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전주 모 공연장에서는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다.
  당시 ‘러시아 음악의 절대적 표본을 보여주는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러시아의 자존심,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아옵니다. 세계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러시아 음악의 전율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홍보했다.
  관람료는 VIP석 80,000원, R석 50,000원, S석 30,000원.
  하지만 ‘세계 정상급’이라고 홍보했던 이들의 연주를 들었던 다수의 음악 애호가들은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의문의 핵심은 이들이 러시아의 자존심이라는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맞는지에 맞춰졌다.
  최초 의혹을 제기했던 A씨 따르면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모스크바 국립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MSSO· Moscow State Academy Symphony Orchestra)는 1943년에 창단된 단체인데 이번에 연주한 단체는 1989년에 결성된 ‘MGSO’라는 다른 오케스트라였다. MSSO는 러시아 연방정부로부터 ‘아카데미’를 받은 러시아 최고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라고 해서 ‘MSSO’ 공연인줄 알았지 다른 단체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이를 노태철 지휘자에게 질의했지만 러시아 오케스트라 이름을 ‘Московский(모스크바) государственый(국립) симфонический оркестр(심포니  오케스트라)’라고 밝히며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라고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본지가 러시아 공연 전문가 B씨에게 노태철 지휘자가 밝힌 오케스트라(MGSO)에 대한 홈페이지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들은 ‘국립’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러시아 이름은 ‘МГСО(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симфонический оркестр) для детей и юношества’으로 우리말로 ‘모스크바 시립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것이다.
  국립으로 해석된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는 ‘정부에 의한’ 정도로 정의되며 여기서 ‘정부’란 연방정부, 지방정부, 시 단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B씨는 ‘MGSO’홈페이지에는 오케스트라를 모스크바 시가 만들었다고 적혀있어 이들을 국립이라고 볼 수 없고 ‘시립’이 맞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한 ‘MGSO’홈페이지에는 6월 7일 푸시킨 탄생 220주년 기념 공연을 연 이후 공식적인 연주기록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수차례나 갖는 연주회라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노출 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약 이들이 공식 단원들보다 수준이 낮은 연주자들로 급조된 오케스트라로 비공식 투어에 나섰다면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거창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러시아 오케스트라는 전주 공연 전후로 대구 콘서트하우스, 서울 롯데 아트홀, 광주 5.18 광장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A씨는 “이번 의혹을 제기한 이유는 특정 지휘자나 공연장을 욕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10여 년 전 터졌던 ‘러시아 오케스트라 사기 사건’에서 보듯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 접근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일부 기획사들이 허위 또는 과장 광고로 음악 애호가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특히 내년 러시아와 수교 30주년을 맞아 많은 기획이 나올 텐데 사전에 부실한 기획을 막기 위한 관계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독려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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