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의 2/4분기 경제 성적표는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내 인구마저도 30년 후엔 지금보다 25%나 급감해 생산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통계청 전망도 나왔다.

지난 2017년 군산에서 불어온 GM대우 군산사태 한파는 여전히 도내 경기상황을 냉랭하게 만들고 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황의 부진은 나아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내 경제정책들을 재점검 해야 할 시점임을 방증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년 2/4분기 중 전북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1/4부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부문을 살펴보면 전북의 상용차 시장은 국내 건설경기의 둔화와 수입차와의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재고 누적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화학 역시 미·중 무역 분위기는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수출비중을 차지하는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건설기계는 글로벌 건설경기의 둔화와 중장비 교체수요가 축소되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농기계도 전분기 대비 수요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다.

그나마 음식료품 부문에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맥주 신제품이 판매 호조를 띄며 기분좋은 상승세를 유지중에 있으며 하림 익산공장의 리모델링 완료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 업체들의 가동이 확대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비스업은 대형마트의 경쟁 심화와 온라인 쇼핑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라 도소매 업황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관광업이 봄철 축제를 맞아 일시적으로 방문객이 증가했지만 체류형 관광객은 늘지 않아 추진중인 도내 여행객 유입정책에 허술함은 없는지 방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비스업은 하반기에도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은 전북본부의 설명이다.

수요 부문에선 설비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희망섞인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업체들의 설비 업체 구축이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을 시작으로 화학업종에서도 타 지역 생산설비를 이전해 와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에 위치한 휴비스는 올해 4월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울산공장의 단섬유 및 PPS 생산설비를 전주공장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공식화 함으로써 팔복동 산단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산업 중 하나인 탄소섬유 업종에서도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물량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를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건설의 경우 민간부문의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신규 분양이 소극적인 흐름을 타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의 수출흐름도 동맥경화에 걸렸다.

상용차는 러시아 등 신규시장의 수출 확대가 있었지만 '큰 손'인 북아프리카 및 동남아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감소했으며, 세계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합성수지 및 전자부품은 중국시장에서의 판매가 위축되면서 수출이 줄어들었다.

수출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내수시장도 인구감소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어 단기간에 경제가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인구성장결과에 따르면 전북의 생산연령인구가 2017년 기준 총 인구의 68.9%에서 30년 후 47.8%로 대폭 감소하면서 전체의 절반도 안되는 인구가 남은 경제인구를 지탱해아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봤다.

악재가 거듭되는 전북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고민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전북본부 박의성 기획조사팀장은 "전북의 경우 단기간에 호전될만한 이슈가 없어서 바닥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업황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고 수출 역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전북 경기는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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