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유네스코는 1972년 제정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각국에 현존하고 있는 유형과 무형의 문화를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고 인정되는 유산은 인간의 부주의로 파괴되거나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전 인류를 위해 보호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며 연례 회의를 통해 문화유산을 지정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에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가입하였으며, 1995년 12월 석굴암과 불국사·해인사장경판전·종묘,1997년 12월 창덕궁 · 수원화성, 2000년12월 경주 역사유적지구·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 유적, 2009년 6월 조선왕릉, 2010년 7월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2014년 6월 남한산성, 2015년 7월 백제역사 유적지구, 2018년 6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등재가 되었으며 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으로는 13번째가 되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서원’은 9개이며, 지역별로 경북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대구달성 도동서원, 전남장성 필암서원, 경남함양 남계서원, 충남논산 돈암서원, 우리지역 정읍의 무성서원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고 있는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ㆍOUV)가 인정 된다”고 평가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은 조선 중종 때 풍기 군수 주세붕이 유학자 ‘안향’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백운동 서원’이다.
한국의 서원은 공자를 기리는 중국의 서원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서원은 덕망 높은 유학자에게 제사를 지내고, 교육의 내용은 성리학과 도학이 중심을 이루었고 성리학을 연구하였으며 지방 양반의 자제를 교육하였고 전국 각지에 세워진 서원은 향촌의 성리학 보급과 지역문화 발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등재된 전라북도 정읍의 ‘무성서원’은 최치원 선생(崔致遠)을 제향하기 위한 태산사(泰山祠)였으나, 1696년(숙종22년) 사액(賜額)을 받아 사액서원인 무성서원이 되었다. 이로써 우리지역에는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와 익산의 백제역사 유적지구와 함께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며 전라북도는 갯벌과 가야문화유산 역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유산들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것만으로 바로 세계적 명성을 얻어 방문객들이 방문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노력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필자가 이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들의 인식변화와 공감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역의 귀한 문화자산’을 넘어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할 ‘가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며 또한 과거 문화유산들이 현재 관점에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문화유산의 보존과 함께 현명하게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문화와 관광의 상호 융합적 시너지 발생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상존한다. 활용에 의한 문화유산 가치의 훼손과 ‘상품화’라는 용어 때문에 혹시 본질이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가져 보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문화유산의 관광자원 활용은 문화유산의 고유한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지 훼손이 아니라는 인식변화와 함께 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이 요구되는바 글로벌한 관점에서 문화유산 자원의 활용 수준을 높여 나가는 전략적인 수립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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