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7월이다. 이 시기에 농촌에서 유독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고추와 사과에 발생하는 탄저병이다. 고추 탄저병은 고추 열매가 달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발생한다. 무서운 것은  탄저병에 걸린 고추 한 개가 드넓은 고추밭 전체를 망친다는 말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약을 써도 탄저병을 해결할 수 없다는 농부들의 하소연이 맴돌 정도라고 한다. 더불어 장마가 길어지는 것은 물론, 예년과 다른 양상의 날씨가 지속 이어지고 있자, 농사 전문가들이 고추와 사과 재배 농가들에게 즉각적인 예방 위주의 탄저병 방제에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 본보가 밝힌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고추에 나타나는 탄저병의 첫 증상은 오목한 암녹색 점인데 점차 둥근 겹무늬가 커지면서 병반 위로 주황색 점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점이 포자 덩어리이다. 병반에는 점액질의 포자 덩어리가 붙어 있다. 여기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점액질이 녹아 포자가 빗물에 섞여 주위의 고추 열매에 튀며 병이 빠르게 퍼진다고 한다. 병든 열매가 달린 채 그대로 두거나 이랑 사이에 버리면 약제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예방을 위해선 비가 내리기 전과 후, 열매 표면에 골고루 약액이 묻도록 약제를 뿌려 줘야 한다. 다행이 최근에는 탄저병 저항성 품종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탄저병 발병이 반복되는 농가에서는 이러한 저항성 있는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사과는 일찍 성숙하는 조·중생종 사과인 쓰가루, 홍로 등이나 늦게 성숙하는 만생종 후지 품종에서 탄저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탄저병은 습도가 높은 기후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장마 전·후 방제를 제대로 해야 한다. 탄저병 발생 예방을 위해서는 발생 전 병원균 밀도를 낮춰야 하며 과수원 내 죽은 가지를 잘라 태우고 병든 과일은 묻어야 한다. 7월 상순부터 중순께 나무 윗부분에 최초로 발병한 과일은 즉시 따내서 전염원 전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탄저병은 밭이나 과수원 전체를 초토화 시킨다. 고추와 사과 재배 농가들의 탄저병 예방을 위한 철저한 방제를 당부한다. 더 나아가 농업 관련 기관에서도 고추와 사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더 적극적인 탄저병 예방 홍보를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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