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포토존

  “나는 박물관에 놀러 간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이 취임한지 1년이 넘었다.
지난해 7월 1일자로 전주에 온 천 관장은 취임직후부터 박물관의 변신을 꾀했다. ‘공부하는 박물관’에서 ‘즐겁게 노는 박물관’을 지향해 온 지난 1년, 박물관은 어떻게 변했을까?
  가장 큰 변화는 늘어난 방문객이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박물관 방문객은 약 22만 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가 증가했다.
  관람객의 증가는 ‘수동적이고 고전적인 박물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친근하면서 생활문화와 밀접한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천 관장의 꾸준한 노력이 점차 열매를 맺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눈에 잘 띄지 않았던 박물관 입구에 커다란 사인물을 새로 만든 것은 대표적인 변화다.  

고민 끝에 한정된 예산으로 욕심껏 만들지 못했지만 일반인들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국립전주박물관’ 표지를 만든 것은 시작이었다.
  박물관을 찾아오는데 꼭 필요한 교통표지판도 행정기관과 협의해 개선했던 것도 전주시 중심지에서 벗어나 있는 박물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박물관 공간을 엄숙함보다 친근함이 어울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도 실현했다.
  지난해부터 운영했던 해먹 체험 ‘박물관에서 멍 때리기’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박물관 야외 정원에 위치한 솔밭에 10여개의 해먹을 설치하여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쉼터를 제공했다.
  포토존도 새롭게 만들었다. 정읍 무성리에서 출토돼 박물관 정원에 전시돼 있는 머리 없는 석불옆에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모형 석불을 설치했다. 옆에는 목이 없는 돌부처에서 사진을 찍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소년 부처를 떠올린 정호승 시인의 ‘소년 부처’ 시를 읽기 편하게 배치해 포토존의 의미를 부여했다.
  평소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요건 중 하나를 ‘음식’이라는 천 관장은 작은 출발로 박물관 입구 주차장 한편에 푸드 트럭을 설치했다. 향후 음식이 맛있는 박물관으로 변신하기 위한 첫발이다.
  친근한 박물관을 향한 노력은 사생대회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사)전라북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전라북도 발달장애인 사생대회'는 전시실까지 개방하며 장애인과 함께한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도 눈에 띈다.
  지난 6월에만 업무협약을 맺은 기관은 4곳. 전통문화유산 홍보를 위해 전라북도관광협회와 선비문화 활성화 파트너 십 강화를 위해 경북 영주시와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과 협약을 맺었으며 전주지방법원과 등 유관 기관과도 손을 잡았다. 
  이달에는 박물관 관람객의 체험 활동 확대를 위해 전주부채문화관과 업무협약도 예정돼 있다.
  계절에 맞춘 체험 이벤트도 준비했다. 20일부터 시작하는 ‘워터파크-물총놀이’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일반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노력들이 수준 높은 전시와 맞물려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다.
  천진기 관장은 “박물관은 끊임없이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스스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박물관은 그저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에서 벗어나, 변화와 변신이 요구되는 새로운 장으로 탄생해야 한다”며 중단 없는 변신을 예고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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