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빛원전 4호기 원자로 격납 건물 벽에 1m가 넘는 대형 공극(구멍)이 추가로 발견됐다. 방사능 물질이 흐르는 증기발생기를 보호하기 위한 내부철판과 콘크리트사이에서다. 원전측은 당초 가장 큰 공극의 깊이가 90㎝라고 했지만 정밀조사 결과 증기발생기 파이프 아래에 난 구멍 깊이는 무려 157㎝였다. 격납건물의 총 크기가 168㎝인 만큼 남은 콘크리트는 불과 11㎝로 구멍은 가로 3.3m, 세로 97cm에 달해 이삿짐 박스 30여개가 들어갈 정도였다고 한다.
유사시 원자로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만든 격납건물이 11㎝벽으로 20년을 버텨온 셈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확인된 구멍만 102개다. 이중 24㎝가 넘는 것만도 24개다. 지난해 9월부터 점검에 들어갔던 같은 유형의 한빛 3호기 격납건물에서도 98곳의 공극이 발견됐다. 점검이 이어지면서 공극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빛원전은 구조적인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보강공사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있으니 시정 하겠다’는 원론적인 모범 답 이지만 사고가 나면 국가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최고의 안전과 철저한 관리를 생명으로 알아야할 원전 관계자들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은 너무도 무책임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원전은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강력한 기본원칙을 정해 사력을 다한다 해도 국민들은 늘 불안 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원전이다. 그런데 그런 원전이 돌아가다 멈추면 그냥 고치고, 계산오류에 조작미숙으로 문제가 생겨도 상관없고, 구멍 나면 메우고 넘어가는 게 원전관리 실태라면 이건 보통문제가 아님에도 지금 한빛원전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부정적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원전관리가 이렇게 간단한 거였는지 처음 알았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더구나 건설초기 콘크리트가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것이 공극의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단 점에서 불안이 고조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보강공사를 강조하지만 이미 한빛원전에 대한 지역의 신뢰성은 바닥이다. 더 이상 못살겠으니 이주대책을 세워달라는 인근 주민 주장이 전혀 무리가 아닐 정도다. 한빛원전이 운영된 지 30년이 지나도록 만일에 대비한 제대로 된 대피훈련 한번 없었다니 말이 막힌다. 보다 철저한 그리고 완벽을 위한 원전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빛원전 재가동, 쉽게 결정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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