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4호기 원자로 격납 건물 벽에 1m가 넘는 대형 공극이 발견된 것과 관련 3, 4호기 재가동을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고창군은 31일 재가동을 무기한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유사시 원자로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만든 격납 건물이 불과 11㎝ 두께의 벽으로 20년을 버텨왔다는 사실에 원전 주변 주민들은 아연실색했다. 만약 이 격납 건물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방사능 피해는 일본 후쿠시마와 러시아 체르노빌에서 알 수 있듯이 치명적이다. 하지만 원전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간과하는 사례가 국내외적으로 많다.
  내년 동경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에서 터진 원전 사고이후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후쿠시마에서 일부 종목의 개막식을 갖고 근처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선수단에 공급하려는 것들이다. 이런 일본의 행동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호주의 한 방송이 전문가와 함께 후쿠시마 일대를 취재한 내용을 보면 아직도 현장 부근은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방사능 수치가 낮아졌다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핵 전문가의 지적을 들으면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반증해 준다.
  원전의 위험성을 과장하지도 말아야 하지만 숨기기만 해서는 안된다. 원전 사고가 터지면 그 피해는 거의 복구가 힘들다. 후쿠시마의 예를 봐서도 그렇다. 그러기에 한빛원전 인근의 고창 주민들이 재가동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장담했던 원자로가 점검결과 구멍 투성이 인데도 보강을 통해 재가동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옳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그 많은 하자를 모르고 있었던 원전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한빛원전의 부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018년 기준 이전 6년간 발생한 고장이 12건이고 이중 설비결함이 8건이나 됐다. 가동률이 2014년 83%에서 2017년에는 70%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낡아서다. 고쳐서 사용할 것이 따로 있다. 낡은 원전은 폐기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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