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완주군 봉동면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장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3주 전만 해도 개당 5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애호박이 2,600원 까지 오른 것.
상추와 시금치 역시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 A씨는 "고기값보다 채소값이 더 비싸니 고기도 사기 꺼려진다"며 울상을 지었다.

연일 체감온도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가운데 채소들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도 예년보다 빠른 9월 중순이어서 명절을 앞두고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은 당분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애호박(1개 기준)의 평균 소매가격은 2,149원으로 조사됐다.

1개월 전엔 1,078원이던 가격이 한 달 새에 2배나 오른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도 1,084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애호박 가격은 크게 상승한 셈이다.

시금치(1kg 기준)의 평균 소매 가격은 14,701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의 6,055원보다 2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상추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적상추(100g 기준)의 평균 소매가격은 1,881원으로 1개월 전 812원에 비해 2배 넘게 올랐으며, 청상추(100g 기준)도 전달보다 2배 이상 오른 1,887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애호박과 시금치의 전북평균 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높아 도민들의 장바구니 사정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호박의 경우 전국평균가격이 1,853원인데 비해 전북평균가격은 2,411원으로 30%나 비싸며, 시금치도 전국평균가격은 3,271원인데 반해 전북평균가격은 3,337원으로 2%가량 높았다.

시금치나 상추의 경우 열애 매우 취약한 작물인데 올해 역시 폭염이 지속되면서 생육이 좋지 않아 출하물량이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애호박 역시 주산지인 청주와 춘천, 화천 쪽의 폭염으로 인해 출하작업이 지연되면서 시장 내 재고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은 대체적으로 채소들의 작황이 좋지 않은 계절이라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인다"며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 가운데 지금같은 더위가 이어진다면 성수기와 맞물려 가격이 쉽게 떨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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