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9 개각에서 전문성을 갖춘 관료와 학계 인사들을 주로 발탁했다. 청와대는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실현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한일 경제전쟁과 외교안보 상황 등 대내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안정적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을 중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1기 내각이 정치인 출신들로 문재인 정부 개혁의 틀을 닦았다면 집권 중반 2기 내각은 ‘개혁 실행’과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둔 것이다.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법무부 장관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내정한 것은 권력기관 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조 후보자를 통해 사법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민언련 공동대표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역시 개혁성향으로 공영방송 정상화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최기영 서울대 교수는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다. 일본의 무역규제가 반도체 등 우리 핵심 산업을 겨냥한 만큼, 국산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경제 관련 부처에도 관료·전문가 출신이 포진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김현수 현 차관을 지명해 공익형 직불제 개편, 먹거리 안정강화 등 농정개혁의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인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발탁한 데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대내외 금융위기에 대처할 전문성이 주효한 것으로 꼽힌다.

여성 장관급 비율도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여성 최초로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된 조성욱 서울대 교수는 기업지배구조, 기업재무 전문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공정경제 추진을 맡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진선미 장관에 이어 여성가족부 장관에 발탁된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여성평화외교포럼 공동대표다. 성평등 사회기반 마련, 다양한 가족지원 확대 성평등 포용사회 실현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외교안보라인의 2선 정비도 눈에 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한미 간 외교현안을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한과의 난제들을 풀어가는 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관 후보자들은 주말부터 이달 하순께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여야는 총선을 8개월여 앞둔 이번 청문정국에서 강대강으로 충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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