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라면서 전북에서 지정 취소한 자사고(자율형 사립고)를 교육부가 부동의한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영재‧창의력 교육 분야 전문가인 미국 윌리엄메리대학교 김경희 교수가 9일 전북교육청을 찾았다. 김승환 교육감을 만나기 위해서다.

김경희 교수는 “최근에 ‘자사고 유지해야죠?’란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내가 영재교육 쪽이라 그런가본데 정반대”라며 “교육부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부동의하자 김승환 교육감이 소신 있게 행동하더라. 누군지 전혀 몰랐지만 굉장히 존경스럽고 만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미래교육을 위해 힘을 보탤 거다. 창의력 교육, 영재교육 등 여러 주제를 언론에 주기적으로 노출해 교육부 부동의가 왜 문젠지 알리겠다. 교육부장관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인 셈”이라고 밝혔다.

자사고 폐지를 원하는 이유로는 극심한 교육격차를 꼽았다. “제가 한국에서 중등 영어교사를 12년 정도 했는데 그 때보다 더 심해졌어요. 세계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아이 성적과 직결돼요. 잘 사는 애들을 더 잘 살게 하는 것보단 교육이 정말 필요한 애들을 키워야 한단 얘기죠. 여러 환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생활해야 어려운 형편을 이해하고 훗날 사회구조적 불평등도 해결하려 하겠죠.”

무엇보다 창의력을 기를 수 없는 구조라고.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살아남는 길은 창의력뿐이다. 창의력은 튀는 거, 남이 안 하는 생각하는 거다. 인공지능도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사고든 일반고든 한국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시험을 위한 암기식 공부를 한다. 이는 흥미를 잃게 할 뿐 아니라 창의력과 무관하다. 시키는 것만 잘 할 뿐 새로운 걸 생각지 못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10년 이상 하는 등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또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이들과 교류해야 해요. 상상력, 비판력이 필요하고 권위나 권력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죠.”

첫걸음으로는 입시구조 변화를 제안했다. “차츰차츰, 단계적으로 바꿔야 해요. 수능 비중 줄이면서 절대평가, 수행평가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교장연수를 활성화하고 교사 업무를 줄여야 합니다. 아이들 교육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 인식도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단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 실생활은 모든 게 선택 아닌가. 그러면서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아는 거다”라며 “흥미와 호기심을 느껴야 하지 말래도 하고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는 거다”라고 전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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