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야욕에서 발단된 한국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로 전국이 반일 감정에 휩싸인 가운데,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전북도와 일본 지자체 간의 우호교류 역시 전면 중단되는 파국을 맞고 있다.

특히, 지난 1989년 시작돼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전북도-가고시마현 우호교류’의 관계 또한, 급 경색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고시마 현은 공식·비공식적 연락망을 통해 ‘이번 사태는 국가 대 국가 간의 문제다. 의식하지 않고 있다. 전북과 가고시마현의 우호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북도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태로 정부 차원의 대(對) 일본 대처와 뜻을 함께하면서 현재의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전면 중단 조치의 번복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 지난 5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송하진 도지사는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대한민국의 경제주권을 흔들고 종속화 하려는 (일본의)허욕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일본을 강력 비판했다.

송 지사는 일본을 향해 ‘선린국가의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맹비난 하면서, 수십 년 간 지속돼 온 일본 지자체들과의 각종 교류 사업들의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나오지 않는 한 이번 조치는 지속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양 기관의 30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전북에서 개최(21일부터 22일 협의)될 예정이었으며, 이 행사에는 가고시마현 지사와 의회 의장단 등 70여명이 참석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가고시마현과의 우호교류는 30주년이란 기간적 의미를 넘어 다(多) 채널을 이용한 적극적 교류로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사례였다.

이는 많은 ‘국내-외 지자체 간 우호교류 사업’들이 사실 상 ‘보여주기 식’ 관계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과 가고시마현의 교류 사업은 상당히 여러 측면에 걸쳐 진행됐다는 점과 구체적 결과 창출이 도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던 것이다.
실질적 사례로 지난 1993년부터 추진된 ‘전북도 출신 인재, 가고시마현 공항 취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가고시마현 공항(1990년 한국노선 개설)에서 근무할 한국인 직원을 우호교류 지역인 전북에서 추천된 인사로 채용한다는 것이며, 실제 도내 대학에서 추천된 지역 인재 10명 정도가 채용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양 기관은 문화·예술, 청소년, 스포츠, 농업, 건축, 행정, 의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류를 추진해 왔다.

도 관계자는 “가고시마현 측에서 이번 30주년 우호교류 행사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특히 이번 전북도의 교류 전면 중단 뜻 전달에 아쉬움을 표시하며, 정상 교류를 희망하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일본(국) 측의 대 한국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있지 않으면 번복될 수 없다는 게 지사의 뜻”이라면서 “향후 상황과 시기 등 추이에 따라 한일교류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고민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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