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당 분열이 곱지 않은 이유
호남을 기반으로 탄생한 민주평화당이 창당 1년6개월 만에 분당의 수순을 밟게 됐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끝내 봉합되지 못한 채 각자 도생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지난 총선에서 절대적적인 지지로 호남 주력정당으로 키워준 지역유권자들의 기대는 이제 없어졌다.
평화당 반당권파의원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소속 10명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빚을 갚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서 민주평화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이유 있는 탈당의 변에도 민주평화당 분열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착잡하다. 10명의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이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정치, 무소속으로 으로 사분오열되며 전북의 중앙정치력 약화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광주·전남권 출신 의원들이 주축된 신당태동에 전북의원들이 들러리를 선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할 정도로 이 지역 정치권 분열에 대해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평화당내 갈등이 결국은 총선을 앞둔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있을 뿐 국민 눈 높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나 소신은 없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국민적 지지율이 바닥인 지금 민주평화당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절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현실적 위기감도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다. 어떠한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했고 이에 대한 인식차이가 더는 한배를 탈수 없다는 막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북출신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을 맡아 존재가치를 분명히 해왔던 상황이 결국 파국으로 이어진데 대한 아쉬움은 도민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당 사수와 탈당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대해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단할 순 없지만 결코 지난 총선과 같지는 않을 것 이란 점만은 분명하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의 전북 공들이기가 각별한 지금, 오히려 정치적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북정치 판짜기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지만 또다른 강을 만나 다시금 한배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유권자들은 이미 정치 9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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