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방심은 금물이다
강승구 전라북도 도민안전실장
최근 입추가 지났음에도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태풍 ‘다나스’와 ‘프란시스코’가 지나간 자리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 속에 다행히도 제9호 태풍 ‘레끼마’에 의한 도내 피해 접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는 제10호 태풍이 도내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24시간 상황관리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추가 지난 요즘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령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가 역대 최고의 폭염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4526명이나 발생했고, 그 중 48명이 사망하는 등 역대 최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였고 가축도 908만 마리나 피해를 입었다. 우리 도내에서도 온열질환자가 238명 발생했으며, 70대 이상의 어르신 6명이 집 근처에서 밭일 등을 하시다가 돌아가셨고 가축도 230만 마리나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9월 정부에서는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시켰고, 우리 도에서는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폭염대응 전담팀을 운영하여 폭염 인명피해 최소화, 사망자 제로화를 목표로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우리 도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무더위쉼터 4930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히 올해에는 특별교부세 3억6000만원을 확보하여 시범적으로 도민들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야간운영을 활성화하는 맞춤형 무더위쉼터를 6개 시군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도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금융기관을 무더위쉼터로 확대하여 도민들이 무더위 시간대에 쉬었다갈 수 있는 곳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거동불편자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노인돌보미, 방문건강관리사 등 1만5455명의 재난도우미를 통해 수시로 안부를 확인하며, 폭염발생시 가까운 무더위 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한편, 농촌 고령자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시 지역자율방재단, 마을 이·통장이 취약시간대 순찰을 실시하고, 마을방송과 가두방송을 실시하여 무더위 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건설현장과 산업현장의 근로자 보호를 위해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무더위 휴식시간제 운영’ 등 폭염에 따른 건강수칙을 준수토록 홍보하고 있으며, 폭염환자 응급구급을 위해 도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질환자 발생현황’을 매일 확인하고 119구급차량에 생리식염수, 얼음팩, 얼음조끼 등 응급구급 장비를 탑재하여 상시 출동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 농·축·수산물 피해예방을 위해서도 농작물 병해충 방제강화와 양계장·양식장 폐사 등 피해예방대책 마련을 위해 도·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수산기술연구소에 ‘현장기술지원단’을 가동하여 폭염피해 예방요령 등의 현장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 피해예방을 위한 행정기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다. 폭염특보 발령 시 가정이나 직장, 학교, 산업현장 등에서 행동해야 할 요령을 숙지하고,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TV와 라디오를 통해 기상상황에 귀를 기울여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

다른 자연재해와는 달리 폭염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주변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안부를 서로 확인하고 시골의 부모님들께도 전화한통 하는 관심을 가져준다면 올여름 폭염피해를 막는 최고의 대책이 될 것이다.

여름을 막을 수는 없다. 곡식들이 자라고 여물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계절이다. 폭염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함께 조금씩만 조심하면 우리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낸다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