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귀농문화가 자리 잡으며 매년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청년들이 귀농해 창농(創農:창조농업 또는 농산업창업)하는 사례 또한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도내 귀농인구를 살펴보면 2040청년층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 전체 귀농인구는 1335명으로 전국 1만2055명의 약 1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4위 규모다.
최근에는 ‘창농’에 ‘소셜벤처’ 개념을 접목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소셜벤처는 지역 고유문화나 사업모델에 혁신을 가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혜택을 주민에게 제공하는 기업 또는 조직을 의미한다.
순창군에 자리한 ‘허니목화’는 양봉과 목화를 기반으로 농업에 소셜벤처를 융합한 스타트업이다. 창농을 넘어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군인에서 귀농인으로
허니목화 신성원 대표는 30대 초반의 청년이다. 직업군인으로 육군에서 10년 동안 복무하다 2016년 집안 사정으로 전역하고 고향에 자리 잡았다.
신 대표는 처음부터 창농을 염두 해 두지는 않았다.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다가 여러 가지 요건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양봉을 도우며 향후 창업을 도모할 계획이었다.
신 대표를 창농으로 이끈 계기는 체계적이지 못한 양봉 시스템이었다. 양봉의 분봉과 채밀량 계획,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등이 부족해 보였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판로 마케팅도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꿀에 대한 새로운 시각, 상품으로 개발
신성원 대표는 꿀병의 크기는 왜 단순한가에 대한 의문이 항상 들었다.
주로 통용되는 기성품 꿀병은 2.4KG으로 크고 무거운 데다, 1인 가구시대의 트렌드에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신 대표는 꿀병을 소량화 하고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디자인을 고안했다. 여기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의 농산물을 벌꿀에 접목해 발라먹는 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 건조 과일을 꿀에 절여 다양하게 꿀을 즐길 수 있는 상품개발에도 나섰다. 소규모였지만 다품종 꿀 상품이 생산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허니목화를 단기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역과 더불어 성장! 소셜벤처의 접목
허니목화 신성원 대표는 창농에 나서면서부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밑그림을 그려왔다.
‘농업은 곧 창업’이라는 생각으로 지역 창업자들의 소득창출과 발전을 위해서는 연대와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신 대표는 순창지역 20~30대 청년들과 ‘더불어 농부’ 공동체와 ‘오지네 협동조합’을 잇따라 조직했다.
주로 사업연계와 공동 마케팅 등에 힘을 쏟고, 품앗이를 진행하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신 대표의 활동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진행하는 로컬 소셜벤처 프로그램과 잇닿아 있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로컬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창농에 혁신을 가하고 결과물을 지역주민, 창업자와 나누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중에 하나가 양봉 인력 양성이다. 취미가 아닌 축산분야(양봉)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꿀벌이 환경과 우리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미래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한 창농 확산을 꿈꾼다.
신성원 대표는 지역에 조직된 공동체와 함께 건강한 창업분야 확산을 꿈꾸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 공유주방 등 생산설비 및 자동화 시설을 공동체가 같이 사용하는 방안 등이다.
허니목화의 경우 양봉과 목화분야에서 다양한 마케팅으로 판로확보가 확대되고 있지만, 가공시설과 자동화라인 구축은 더딘 상황이다.
신 대표는 “기존의 농작물과 지역상품을 비즈니스모델로 체계화하면 새로운 가치가 생성된다”며 “순창 그리고 청년이 동반성장하는 창농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신성원 대표 인터뷰>
▲창농을 꿈꾸는 예비창업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귀농 또는 창농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가 수익과 판로인데, 자신이 움직이고 노력하는 만큼 경제여건은 따라온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창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확고한 신념과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가치관 목표설정이 확실해야 지속할 수 있다.
흔히들 농업은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창농은 가정에서 먹을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심고, 가꿀 수 있는 경제적 기반과 기술, 그리고 출하기까지 유통과 판매전략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진입장벽이 아주 많이 높아졌다. 생각보다 많은 자금과 기간을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허니목화의 발전상(비전)은?
창업기업으로서 양적 발전과 더불어 양봉후배 양성을 진행하고 싶다.
기업은 당연히 수익을 창출해야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과 관련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 예를 들면 순창지역 공유시설 구축이나 창농전문인력(양봉) 배출 등이다.
허니목화는 올해 가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다.
여기에는 발라먹는 꿀 등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수익창출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꿀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벌의 가치를 함께 홍보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양봉농가와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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