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마실 물은...

-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육지에는 도로가 나 있어 차들은 길로 다니면 된다. 그런데 하늘에는 정해진 길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는 비행하는 동안에 끊임없이 항로를 이탈한다. 그럼에도 비행기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서 목적지에 정확하게 내릴 수 있는 것은 첨단 항법장치의 도움이 크지만, 목적지의 관제센터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방향을 바로 잡아나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끝없는 진화로 어디에서나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교환된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하지 말아야 할 일도 많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 것이 좋을지 도저히 판단이 서지 않는다.
속담에 “홍수가 나면 마실 물이 없다”는 말이 있다. 홍수가 나서 물은 넘쳐 나는데 정작 마실 물이 없어 사람이 죽는다는 의미로 ‘홍수의 역설’이다. 정보나 의사소통 수단의 홍수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내기가 어렵다.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데 정작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생수 같은 정보나 뉴스를 찾을 수 없다. 의사소통의 수단도 넘쳐나는데 오히려 가족 간의 대화는 줄어들고 소통은 단절되어 간다.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은 많은데 정작 ‘진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홍수의 역설’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것은 모든 사물이나 정보를  ‘새롭게 바라보기’를 해보는 것이다. 늘 당연하게 여기던 것에 의문을 품어보고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느린 엘리베이터 때문에 분통을 터트리는 고객을 어떻게 달랠 것인가? 느린 엘리베이터를 빠른 엘리베이터로 교체하려면 엄청난 투자비 뿐만 아니라 몇 달간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누구나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선뜻 이 외의 다른 해결책을 내 놓지 못한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한 것은 청소부였다.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달아놓은 것이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느라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이 사례는 남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똑같은 해결책만을 생각할 때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태도’이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문제를 찾느냐가 중요하다. 현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열정이 능력을 초월하게 만든다.
이런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강력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어떤 수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의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 문제를 통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의식을 말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세워졌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수 많은 정보 중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려면 집중력 있게 문제에 몰입하여야 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우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을 하는 과정 속에서 가설을 세우고 관찰을 해보는 것이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별 생각 없이 보는 것과 가설을 세우고 추측을 하면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가설이나 추측이 없이 사물이나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치지만, 가설이나 추측이 전제되어 있다면 그 결과에 대해 틀렸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되고,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을 축적하게 되면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면 ‘문제’가 ‘해결과제’로 바뀐다.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헨리 포드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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