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심이 외국농산물인가

외국인은 궁금하다. 왜 한국 사람들은 볼 때마다 밥 먹었느냐고 묻는지. 밥 잘 챙겨 먹었느냐는 질문이 곧 안부를 묻는 것임을 모른다. 이는 외국의 인사내용과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밥 심이다. 정확한 기원은 모른다. 그저 조상 대대로 DNA에 새겨져 있다. 더욱이 한식은 기본인 밥과 부식인 반찬에 영양성분이 골고루 갖춰져 있고 맛으로도 다양한 조화를 이뤄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주식이 되고 있다. 한식의 기본인 밥만 해도 쌀과 보리, 현미 등 각종 곡물이 다양하고, 조리법에 따라 쌀밥, 콩나물밥, 굴밥 등 또 메뉴에 따라 다양하다. 아울러 산과 들, 바다에서 나오는 온갖 반찬은 또 얼마나 다양한가. 이는 한국인의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쨌든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생각을 할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수입 농산물이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한국인의 밥상을 외국산 농산물이 점령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17년 식품 수급표'에 따르면 2015년 42.5%였던 칼로리 자급률이 2016년 38.8%, 2017년 38%로 떨어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유엔식량농업기구의 권장방식에 따라 식품 수급표를 작성한 196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칼로리 자급률이란 곡물·육류·채소·과일 등 우리 국민의 음식물 섭취량을 칼로리로 환산했을 때 국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그런데 1970년만 해도 80%대에 육박하던 칼로리 자급률이 2000년대 들어 50%선 아래로 떨어지더니, 이제 40% 선이 무너진 것이다. 결국, 한국인 삶의 원동력이 되는 밥 심의 재료 62%가 수입산 농산물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는 식생활 서구화 추세와 함께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생기는 특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는 곡물·육류·생선·채소·과일 등 농수축산물 전 품목에서 외국산이 한국인 밥상을 점령하고 있어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과의 경제 갈등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이렇다 할 정부의 정책은 안 보인다. 오히려 무분별하게 농업진흥구역을 해제하는 등 농지전용이 농산물 생산기반을 흔들고 있다. 식량안보와 함께 한국인의 밥 심을 되살리려면 다양하고 품질 좋고 맛있는 국산 농수축산물을 개발하고 육성해 국민 밥상에 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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