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광길 전 서남대 교수의 ‘연잎 이야기 전’이 오는 20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펼쳐진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화엄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화엄사 성보박물관 보제루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유일의 영성음악축제 ‘2019 화엄음악제’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김광길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으로 ‘연지의 울림’, ‘산사의 아침’, ‘바람이 연잎 접듯’ 등 20여점의 작품과 설치작품으로 구성됐다.

김 작가의 전시가 특별한 것은 연잎이라는 단일주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작가는 연지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친화성과 함께 연잎을 단일소재로 하면서도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잎과 잉어의 표면에서 회오리치고 물결치는 칼라의 다채로운 표정이 무광과 조화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갈한 벽면에 호수의 풍경을 쏟아놓으니 흡사 하늘에서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선과 면, 색과 색, 고요함과 소란스러움이 같은 공간에 뒤엉키니 어떤 이에게는 호기심의 소재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상상의 재료일 수 있다.

작가는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가 빚은 작품은 쓰이는 용도보다는 순수미술로의 접근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화엄사 성보박물관 보제루 벽면에 연잎을 설치해 또 다른 연지를 연상할 수 있다.

화엄사 주지인 초암 덕문스님은 “김광길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도예작품이 아니라 청량한 회화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며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탐구하고 실험해 기어코 변화하는 그의 노력이 숨어있어 한번 더 작품을 바라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예는 흙과 불의 만남이다. 흙을 다스리기도 불을 다스리기도 쉽지 않다”면서 “오로지 손의 감각으로 서로 다른 성질을 조화시켜 마침내 흙도 불도 아닌 작품으로 나타나 작가의 내면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김광길 작가는 “공간으로 쏟아지는 형과 색의 넘실거림, 올 여름 유난했던 더위를 살며시 밀쳐내고 소박하게 찾아들어온 가을 풍경의 선선함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계절을 향유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조선대와 전북대 대학원에서 디자인제조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특별전 초대작가, 청주 공예비엔날레 아트 페어 초대작가를 역임했으며, 광주 문화예술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남원국제도자예술연구센터 이사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광주광역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광주광역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전통분과 이사, 광주미술협회 부회장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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