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대 민주주의 사상의 하나로 꼽히는 동학의 태동지 남원의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해 남원정신 선양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원시의회 박문화 의원은 지난 17일 제23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이같이 제안했다.

박 의원은 최근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원광대 박맹수 총장의 강의를 인용해 남원이 아시아 3대 민주주의 사상 중 하나인 동학이 태동하고 탄생한 고장이라고 했다.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이 민주주의 사상을 완성한 경전이 논학문이라고도 하는 동학론이며, 이 동경대전을 쓴 곳이 교룡산성 안의 은적암이라고 덧붙였다.

때맞춰 남원시 농촌종합지원센터에서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며 교류를 강화하는 한 방안으로 남원의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결합시키고 있다.

또,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에서는 남원의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순례 벨트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유적지 표지석을 설치해 벨트로 엮어 놓았는데, 기존의 2기를 포함해 총 23기의 유적지를 발굴하고 안내문을 설치했다.

동학의 거룩한 정신은 해방 후 김주열 열사에게로 이어져 우리나라 현대 민주주의 화신으로 4.19혁명을 이끌어냈으며, 이어서 민주노동열사 이석규로, 다시 민주통일열사 김양무로 이어져 왔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최근 전라북도교육청 주관으로 도내 교장·교감단 35명 내외가 김주열 열사 공원을 답사하려 했지만, 태풍 링링이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답사가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물론 자연재해라는 특수상황 때문이었지만, 문제는 이런 기상이변에도 안전하고 안락하게 시설을 관람하거나 안내할 수 있는 장치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동학농민혁명의 경우 남원을 대표하고 상징할 수 있는 곳이 교룡산성과 은적암의 입구인 것이 당연하지만, 동영상 자료를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이나 장치는 고사하고 비나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시설도 없다.

김주열열사 공원 또한 다르지 않다. 모정이 있고 1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추모관이라는 것이 있을 뿐, 동영상 한 편을 보려면 타 시설을 빌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에서는 ‘열사 김주열’과 ‘친구야 미안하다’(마산사업회)가 만들어져 있고, 남원경실련에서는 ‘통한 남원역’을 만들었으며, 동학기념사업회에는 10여가지의 동영상이 있다. 하지만 30~40명이 앉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시설이 어디에도 없다.

열심히 만들어 보았자 쓸모가 없는 상태라고 관련 단체들은 말하고 있다.

이것이 남원시의 정신문화 현황이다.

남원의 정신문화 선양을 위해 우선 시급한 것은 교룡산공원에 남원의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답사객들이 참배할 수 있는 상징적 시설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박 의원은 “남원의 정신문화를 한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인지하고 자신의 답사지를 선택해서 찾아갈 수 있는 종합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 시설에 영상관도 만들어 태풍도 한파도 상관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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