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트세이버’ 주인공은 전주삼천초등학교 김숙주(32) 교사. 그는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 처갓집이 있는 순천을 방문, 인근 공원에서 가족들과 산책했다.

그때 아들과 달리던 40대 남성이 쓰러지며 경련 일으키는 걸 발견, 김 교사는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김 교사는 “평소 배운 대로 했다. 아내에게 119에 신고하라 하고 저는 10분 이상 심폐소생술을 지속했다”며 “학교에서 매년 받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도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더 간절했던 건 앞서 달리던 아들이 아버지가 쓰러진 걸 몰랐기 때문.

그는 “제 아이들도 옆에 있는 상황이라 환자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당시에는 힘든 걸 못 느꼈는데 집에 돌아와 긴장이 풀리니 온 몸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의식과 맥박은 되찾았으나 의식이 없던 남성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중이란다.

김 교사는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무거웠는데 16일 의식이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야 마음이 가볍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이나 신문에서 심폐소생술로 사람 구했다는 기사를 보면 ‘특별한 사람이구나’ 했는데 막상 내가 겪어보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구나’ 생각했다”며 “응급환자 발생 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을 살리는 건 의사지만 사람을 만드는 건 교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교직생활을 하고 있는 김 교사.

그는 “초임 때 무척 힘들었는데 내가 부족하다 생각해야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단 걸 깨달았다”며 “아이들을 나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13일 순천경찰서에서 표창장을 받았다. 조만간 소방서로 하트세이버 인증서도 받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