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 더 나아가서 전북이 글로벌 자산운용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기 위해선 이제는 모호한 상상 보다는 구체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라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이 공동 주최한 '2019 전북국제금융컨퍼런스'가 26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열렸다.
'글로벌 금융혁신 성장의 중심 전라북도'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을 비롯해 세계 금융리더 7명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에 나섰다.
세션 Ⅰ은 최영민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기금정책팀장)이 발표자로 나서 '글로벌 자산운용 허브를 위한 연기금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금융센터가 가지는 역사적·정치적·경제지리학적 요인을 분석하고, 연기금의 국가별 사례에서 얻은 시사점을 통해 전북에 요구되는 과제를 제시했다.
최 위원은 "과연 우리는 자산운용허브, 금융센터 라는 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전북이 금융센터로 나아가는 올바른 방향성을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무역강국의 전통을 이어받아 선진화된 시스템과 유동성을 보유한 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한 IFC를 비롯해 그보다는 작지만 금융센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RFC, 조세특전, 외환관리철폐 등의 차별화 된 메리트를 제공함으로써 비거주자간 금융거래를 중개해주는 OFC를 설명하며 금융센터의 역사 속에서 전주에 위치한 연기금이 처한 현실을 짚어냈다.
최 위원은 "전북, 그리고 전주가 제3금융중심지로 발돋움 하기 위한 많은 논의를 해 왔지만 이제는 논의를 넘어 명확한 타겟이 필요하다"며 "각 금융센터가 가진 특징들을 통해 전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도쿄는 80년대 후반에서야 등장한 금융센터 후발주자지만 세계 3대 국제금융센터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엔 뉴욕과 런던 사이에서 링크 포인트를 자처하며 24시간 타임 로테이션을 해냈기 때문이다"며 "과연 전주도 국제금융생태계에서 링크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주와 가장 상황이 비슷한 네덜란드 연기금 ABP가 국가의 균형개발 이라는 의도를 담아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 헬렌으로 기금운용본부를 이전한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수익률이 20% 이상 떨어진 점을 반면교사 삼아 전북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위원은 "국민연금공단이 들어선 전주는 굉장히 독특한 위치와 상황에 처해있는데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을 비롯해 정주혜택, 편의제공 등이 함께 연계돼야 한다"며 국민연금은 금융센터가 갖춰야 하는 다양한 조건을 갖춰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금융 혁신시대의 새로운 투자 전략'을, 롤랜드 힌터코어너 올피캐피털파트너스 파트너는 '금융산업의 현재와 혁신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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