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김제는 참새통조림을 특산품으로 출하했다.’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는 박선영, 설주희 연구원이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생산된 지역 특산물의 현황이 담긴 자료를 완역하였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번역의 저본이 된 <朝鮮の特産どこに何があるか(조선의 특산 어디에 무엇이 있을까)>(이하 <조선의 특산>)는 조선총독부 철도국에서 근무한 사토 사카에다(佐藤榮枝)가 1933년에 발간한 조선 안내서이다.
  철도국에서 화물 운송 업무를 담당한 그는 일본에 조선 관광을 홍보하기 위해 특산물을 소재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 이 때문에 책 구성 역시 일본인 여행객의 편의를 고려하여 철도 노선을 중심으로 기술됐다.
  이 책은 관광 안내서답게 각 지역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다루고 있다. 특산품의 명칭과 용도, 품질과 생산량, 가격 등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또, 특산품 생산처의 연혁과 구성, 자본 상태, 철도 운송량 및 운임비, 생산 방법, 원료 수입처까지 알 수 있어 일제강점기 산업 경제와 지역 특산품의 현재적 활용 방안 수립 자료로써 가치가 크다.
  특히, 이 책의 백미는 현존하지 않는 특산물과 그 활용 방법, 그리고 시대의 특징 묘사에 있다.
  한 예로 1933년 김제는 참새통조림을 특산품으로 출하했다. 당시 참새의 뇌와 내장은 자양강장제로 알려졌고, 참새고기는 간장과 맛술을 가미한 고급 구이 요리로 판매됐다. 김제 참새 통조림은 대부분 경성에서 소비됐고 군산과 전주에서도 애용했다.
  참새 통조림이 김제에서 특산품으로 생산되었던 이유는 김제가 곡창지대였기 때문이다. 쌀농사가 주된 소득원이었던 김제는 쌀 수확기에 참새로 인한 피해가 컸고 자연스럽게 참새 포획이 장려되어 잡은 참새는 통조림 공장에서 가공됐다.
  연구책임자인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김건우 교수는 “이번 완역을 통해 90여 년 전 식민지 조선에서 생산된 특산물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현재 특산물 개발이 침체되어 있는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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