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답답하죠."

전북지역 학교들이 3일과 징검다리 휴일에 맞춰 4일 학교장 재량휴업으로 인해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부들의 하소연이다.

2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424개소 중 345개소, 중학교 209개소 중 131개소, 고등학교 133개소 중 125개소가 4일을 학교장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징검다리 연휴를 진행한다.

또 도내 휴원 유치원 포함 모두 503개소도 원장의 재량으로 인해 휴업해 일부 유치원도 이날 휴업하고 있다.

이들 학교들은 현행 초‧중‧고등 학교교육법 시행령 제47조에 따라 학교장 및 원장 등이 공휴일에 맞춰 학교 휴업이 가능하도록 지정해 올해 초 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3일에서 4일 가량 휴업일을 결정한다.

이는 학생들이 가정에서 다양한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손을 놓을 수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이 깊다.

전주시 중화산동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김모(38‧여)씨는 “직장인들이 징검다리 휴일에 마음대로 연차를 쓸 수 없는 입장이라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걱정이다”며 “친정과 시댁 부모님들과도 일정이 맞지 않아 아직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재량휴업 도입취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를 홀로 남겨두고 출근해야하는 재량휴업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모든 학교가 일괄적으로 쉬는 것도 아니고 제각각이다보니 학부모 입장에서 답답할 노릇”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재량휴업일 같은 경우, 학교장 및 원장의 권한인 탓에 교육청에서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각 학교에 돌봄 교실 운영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치원의 경우 도내 503개소 중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곳은 48개소로 전체 10%도 안 되는 상황이다.

학부모 정모(33‧여)씨는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한 뒤 징검다리 휴일마다 연차를 쓰는 것은 공기업이나 공무원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재량 휴업이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교사를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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