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적 측면에서 3.1운동을 바라본다는 것은 3.1운동 참가자들을 개개인의 영웅적 활동으로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을 집합적으로 추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사학회(회장 이동희)가 마련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3.1운동 세대’의 역사적 역할과 의미-전북 출신‘3.1운동 세대’의 활동을 중심으로>을 주제로 11일 오후 전주역사박물관 꽃심관에서 열렸다.
  윤상원 교수(전북대)는 ‘독립운동에서 세대적 의미와 전북의 3.1운동’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3.1운동 세대는 ‘광주학생운동 세대’와 ‘전쟁의 세대로 이어진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대였던 일제 강점기를 주체적으로 살아내고자 했던 이들을 집합적으로 초적하는 세대적 접근이 그 시대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세대적 의미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를 위해 3.1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그로 인해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던 전북 학생들의 이후 삶을 주목했다.
  중국으로 망명해 해방까지 굽힘없이 투쟁한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화암 정현섭, 1933년 육삼정 의거로 인해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서 순국한 구파 백정기, 민족해방운동에 기담하면서 전북을 대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장현식의 행적을 짚었다.
  국내에 있던 이들도 청년단체와 노동, 농민단체 등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민족해방을 지향하였다.
  윤 교수는 “1927년 결성된 민족협동 전신인 신간회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한 이들도 바로 3.1운동의 경험을 가진 이들이었다. 1930년 이후 공개적인 영역에서 운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비밀결사를 통해 독립운동의 명맥을 이어 오던 이들이 바로 3.1운동의 기억을 가진 이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주용 원광대 교수는 <1920-30년대 전북의 독립운동과 ‘3.1운동 세대’> 주제 발표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참여 세력이 25년이 지난 1919년 3.1운동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3.1운동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1920년대 이후 새로운 민족운동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청년운동에 참여한 인물로 도쿄 2.8 독립선언 당시 유학생이었던 전주출신 신시철, 옥고를 치른후에도 각종 사회운동에 참여했던 김제출신 김병수, 야학운동도 병행했던 고창지역 김승호, 3,1운동후 중국에서 귀환해 활동한 익산지역 배헌을 꼽았으며 신간회 운동으로 익산 배헌, 임혁근, 임영택과 남원에서 활동했던 박기영과 유태홍을 조명했다. 특히 유태홍은 남원지역 동학 접주였으며 3.1운동을 거쳐 60대의 나이에 신간회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농민운동에서는 옥구 이엽사 소작쟁의를 이끌었던 장태성과 옥구 신간회를 이끌었던 김성철을 꼽아다. 반면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인물 가운데 3.1운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물이 드문 만큼 이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추가연구를 위해서는 3.1운동 참여 인물의 연령, 직업, 신분 등에 대한 데이터기 모아져야 하는데 이번 연구가 그 시작이기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은진 전주대교수는 <전시체제기 전북의 비밀결사운동과 ‘3.1운동 세대’>주제발표를 통해 1937년부터 1945년까지의 전시체제기에 일제에 발각되거나 체포되어 기록이 남은 사례는 모두 18건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주가 7건, 이리가 3건, 김제가 2건, 정읍, 순창, 고창, 남원, 옥구에서 각 1건씩으로 조사됐다.
  변 교수는 전북지역 항일비밀 결사운동의 대표 사례로 ▲전주사범학교의 우리회, 석류회, 독서회 ▲전주북중학교 그룹 ▲전주농업학교 근화회 ▲이리농림학교의 사민단과 화랑회, 그리고 호남회 등으로 꼽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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