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친서 전달 계획 발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 등으로 얼어붙어 있던 한-일 외교 관계의 해빙 분위기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면 중단 상태의 전북도와 일본 가고시마현 간 교류 복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지속돼 온 양 국 지자체 간 교류 관계가 차츰 복원되는 분위기 속에 가고시마현 대표단의 전북 공식 방문이 확정되면서 30년 교류가 재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일본 가고시마현 부지사를 필두로 한 대표단(국·과장, 실무담당자 등 총 8명)이 오는 31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찾아 송하진 지사를 예방한다.
대표단은 하루 앞선 30일 인천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에서 1박을 보내고, 31일 전북으로 이동해 ▲전북 가고시마클럽(민간단체) 오찬·간담(자체 일정) ▲전북-가고시마 교류협의회 ▲전주한옥마을 시찰 ▲지사 예방 ▲부지사 면담 및 환영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대표단 방문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전북도의)교류 중단 결정 이후 가고시마현 측의 관계복원 요청이 잇따랐고, 도의 거부 입장이 계속되자 이후에는 대표단의 전북 방문을 지속적으로 희망했었다”면서 “최근 이 같은 희망을 도가 허가하는 형식으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서 주목되는 일정은 단연 양 지자체 간 국장급 실무협의회다.
실무협의회에서 가고시마현 측은 송하진 지사의 강한 입장 표명으로 중단된 양 지역 간 교류 중단 결정을 해제하고, 관계 복원 및 지속적인 교류 추진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교류 30주년을 맞아 계획됐던 기념행사 추진 여부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북도의 경우 일본의 불합리하고 다분히 의도적인 경제보복 조치 등에 대해 유감 및 강력 항의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국에서는 일본 지자체들과의 교류 사업 복원 분위기가 속속 감지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9월 초 강원도는 교류 중단을 선언했던 일본 돗토리현(자매결연 25주년) 대표단 방문을 허가해 도지사급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양국 간 정치적 관계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수십 년 간 이어온 지자체 차원의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북도 안팎에서는 지난 8월 초 외국 출장 중임에도 불구하고 조귀 귀국해 일본에 대한 강한 비판과 지자체 간 교류 전면 중단을 선언했던 송하진 지사의 입장도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전북도의 일본에 대한 입장은 변한 것이 없지만, 가고시마현 측의 지속적인 만남 요청을 거부할 이유도 없기에 지사 예방을 결정했다”면서 “이번 방문에서 소요되는 경비 등은 모두 가고시마현 측에서 부담한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방문 당일 지사 예방 후 양 지역 국장급 실무협의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전북도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가고시마현 측의 입장도 귀 기울일 방침”이라며 “30주년 기념행사 등은 일본의 태도변화 및 여러 가지 복합적 상황에 따라 내년에라도 개최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가고시마현 공항 전북 인재 채용 사업’에는 현재 도내 대학생 1명이 추천돼 오는 31일 면접을 갖고, 12월 채용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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