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매년 농장과 계약을 해서 김장배추를 공급받아 왔는데 올해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예년보다 배추 속도 차지 않고 크기도 작은데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집안 행사 등의 이유로 매년 거래처를 두고 배추를 받아왔는데 올해는 가격도 너무 오르고 배추 작황도 형편 없어서 벌써부터 김장철이 다가오는 게 두렵다"고 호소했다.

빈번했던 9월 장마와 대형 태풍의 연속 상륙으로 배추 작황이 최악으로 치닫은 가운데 배추 가격도 덩달아 고공상승 하면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김장시즌 준비에 적지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배추 10kg의 도매가는 15,600원으로 한 달전인 17,400원 보다는 내렸지만 전년 같은 기간에 7,880원이었던 것에 비해 두 배 가량 훌쩍 가격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소매가격 역시 1포기당 6,014원으로 1년 전 이맘때 3,547원 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1.5~2배 가량 비싸졌다. 내주에는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돼 약간의 가격하락이 있겠지만, 그 등락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도내 유통업계의 분위기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가격이 급등하게 된 요인으로는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3개의 대형태풍의 탓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태풍들은 비를 몰고오면서 더욱 농작물에 피해가 컸는데, 배추 역시 폭우 등의 영향으로 배추 뿌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탓에 수확도 하기 전에 뿌리부터 썩어버리는 현상이 일찍부터 발생한 것이다.

배추 속도 꽉 차지 못하고 포기 자체도 작아지면서 상품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가운데 가격정보 참사랑 사이트에 따르면, 전북의 배추가격 평균가는 8,313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전주점과 홈플러스 완산점의 경우 1포기당 4,900원 선을 유지중이며 롯데슈퍼남원점은 6,990원에 달했다.

그나마 전통시장의 경우 가격대가 나은 편이다. 남부시장의 경우 1망(3포기)에 9천 원에 판매되는 점포도 있었다. 포기당 3천 원 선이다.

이런 까닭에 처음부터 절임배추나 포기김치로 김장방향을 선회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지 작황이 워낙 좋지 않고 다음달 중순까진 김장철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의 배추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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