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 운구행렬을 따라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사진=청와대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가 31일 마무리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판문점을 통해 친서형식의 조의문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조의문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받아 전날 밤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조의와 관련해 “애도의 메시지라는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고 선을 그었지만, 비핵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번 ‘조문 외교’가 중단된 남북 대화에 청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친의 3일장을 치르자마자 청와대로 복귀해 1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간다. 지난 29일 모친의 임종을 맞으면서도 청와대와 정부에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한 만큼 곧바로 국정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장례미사를 마친 뒤 안장식에서 “어머님은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며 “어머님과 가족들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장례미사에는 각계 인사와 천주교신자 1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낸 애도와 위로 서신도 낭독됐다. 조용한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조문은 제한됐지만 마지막 장례미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임채정·김원기·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지난 29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부산으로 내려가 2시간 여 어머니와 마지막 정을 나눈 문 대통령은 이날 장례미사를 마치고 장지로 향하기 전 운구 행렬 앞에서는 끝내 눈물로 이별을 고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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