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1대 총선을 대비한 여야 주요정당들의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여당인 민주당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될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불출마 결정 의원들이 배제 기준인 20%에 포함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배제의원수가 달라지겠지만 30명이상의 현역들 컷오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검토 중인 의원들만 이해찬, 문희상의원을 비롯해 10여명에 달하고 있다. 불출마 결심 의원이 늘 경우 물갈이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고 했지만 최근 무당파와 중도층이 크게 늘어난 게 사실이라 그나마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기초한 물갈이 공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돌아선 유권자 마음을 되찾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적쇄신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열고 당의 권한으로 공천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건 현역의원을 공천에서 얼마나 탈락시키느냐가 국민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민주당내에서 일고 있는 중진용퇴론 역시 당의 필승전략을 위한 새로운 인물 전면 등장의 필요성에서 기인한다.
정당공천의 중요성은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전북의 민주당 공천은 절대적인 본선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지난 전북지역 총선에서 참패를 당했던 민주당이기에 내년 총선 결과에 더욱 촉각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비록 지역구 의원 수는 적다해도 당과 국정 운영에 절대적인 지지도를 보이는 지역이라 호남에서의 선전은 향후 국정운영  도권을 잡아가는 데에 있어서도 주춧돌 역할을 하는 지역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갈이 못지않게 중요한건 그 자리를 채우게 될 새 얼굴들의 면면이다. ‘시스템물갈이’를 내세우지만 그 빈자리를 전략공천이나 내 사람 심기 위한 공천룰 적용 등으로 채워갈 경우  심각하게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기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구관이 명관이란 평가를 듣게 되는 공천이 이뤄지는 순간 선거는 망한다. 의원 걸러내는 것보다 더한 조건으로 공천이 이뤄진다 해도 감동주기 쉽지 않은 정치판이다. 정당 눈높이가 아닌 국민 눈높이 공천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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