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택시를 몰아도 최저시급은 커녕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택시기사 A씨는 한달에 25일 출근해, 하루 평균 14시간 가량 택시를 몬다.

A씨는 하루 평균 운임료로 20만원 상당을 벌지만, 회사에 사납금으로 14만원을 납부하고 식비 1만원 담배 등 생활비용을 사용하고 집에 귀가하면 그의 주머니에는 고작 2만원 정도가 전부다.

또 하루 할당량인 사납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기본급 3만원에서 삭감돼 자신의 사비로 채워 넣기 일쑤다.

이 같은 상황에 A씨는 취객과 사람들의 통행량이 적은 지역을 가는 손님을 꺼리게 됐다.

이는 만취한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다 낭비하는 시간과 혹여 택시 내부에 토하는 등으로 운행을 못할 경우 발생하는 피해는 A씨가 고스란히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하루 할당량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지역을 찾아다닐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A씨는 “취객들이 택시 내부에 오바이트라도 하게 되면 내부 청소비는 물론, 사납금까지 기사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실정”이라며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들 중 승차거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해는 하지만 현 사납금 제도에 기사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납금 부담으로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3개월 정도 다른 회사를 알아봤지만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라며 “택시기사를 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부당함을 겪는지 새삼 다시 느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8월 택시 사납금제 폐지 및 완전월급제 시행을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에 따라 2020년 사납금제 완전 폐지, 2021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5년 이내 완전월급제 순차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그간 사납금제 관련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의 강제력이 동원되지 못한 부분이 이번 개정을 통해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는 부분이 마련됐다”며 “택시 전액관리제 전환 관련 행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지역 일반택시운송업자 21곳 가운데 전액관리제 전면 시행은 2곳, 일부 시행 2곳, 일부 시행 및 시행확약 10곳 등이며, 나머지 6곳은 별다른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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