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시의 창의도시 국제회의

오피니언l승인2019.11.07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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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네스코 창의도시 7개 부문 도시들의 전문가가 모두 모이는 국제회의가 10월 말에 호주 애들레이드시에서 열렸다. 
 애들레이드시는 호주에서 문화예술도시로 알려져 있다. 6개의 주 중 하나인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이기도 한데, 문화예술도시답게 유네스코로부터 음악 창의도시로 지정을 받았다. 인구는 130만 정도이며, 호주의 시드니 보다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동행한 인류학자는 예전에는 호주가 세계지도에서 남쪽에 뚝 떨어져 있기 때문에 호주를 간다고 하면 마치 지구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스토리지만, 교통과 통신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어쩌면 여전히 그만큼 멀고 낯선 지역, 낯선 도시이기도 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든 창의도시들의 참여자들에게 이번 국제회의는 열려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소속된 국가의 창의도시 중 34개 도시에서 약 200여명이 참석해,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이루어 낸 현재의 성과와 미래의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창의도시 지정을 통해 도시에 대한 정신적 자부심이 높아진 점이 제일의 성과이고, 각 창의사업들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으며, 각 도시들이 도시의 전통과 역사에 대한 관심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성과였다. 한편으로는 창의산업에 있어서 저임금, 성차별, 서구지향, 협업과 교류 부족 등의 문제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미래에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점도 공감되었다. 그리고 창의도시들의 사업은 도시의 창의적 활력을 통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데, 그 결과 부대효과로서의 관광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공통된 평가였다. 창의도시 브랜드와 창의적 활동들이 각 도시에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제회의 기간 중에 디자인, 문학, 음악, 미디어아트, 영화, 공예 및 민속예술, 미식과 같은 7개 부문의 창의도시들이 각 부문별로 애들레이드시의 관련 현장을 방문했고, 회의가 끝난 다음 날에는 도시의 박물관과 미술관과 레지던시 공간과 같은 예술공간과 100년이 넘는 가게들이 있는 중앙시장 등 생활현장을 탐사하는 스터디 투어도 이루어졌다.   
 특별히 이 국제회의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축제로 이름이 난 ‘오즈 아시아 페스티벌’이라는 호주 최고의 아시아예술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개최되어, 흥겨운 축제 분위기도 같이 느끼는 동시에 축제의 내실을 다지고 있기도 했다. 아시아의 무용, 음악, 영화 및 시각 예술이 이 축제 기간 동안에 도시의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었고, 저녁에 숙소에서도 밖의 음악이 들려 축제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덧붙여 이 국제회의를 바람직한 사례로 공유하고 싶었던 인상적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 일자리나 일거리의 노마드, 고령의 힘이 실감되는 회의였다. 국제회의의 얼개를 짜고 연락을 하는 등 주관을 한 국제회의 전문가는 미국, 폴란드, 오스트레일리아로 거주를 옮겨 가면서 전문회의를 구성하는 노마드형 직업인이었다. 축제와 국제회의 등 문화행사들은 이제 유목민과 같은 노마드형 직업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이 국제회의의 안내는 대부분 카우걸과 카우보이와 같은 모자와 복장을 한 고령의 어르신들이 맡았는데, 이들의 환한 미소와 안내는 당당하고 아름답고, 회의에 안정감을 주었다. 
 둘째, 국제회의의 개막식에서 첫 행사는 환영의 예식으로 참여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원주민들의 댄스의식에 모든 참여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각 도시에서 온 참여자들이 야외로 나가 유칼립투스 잎을 들고, 이마와 손등에 피부표식을 하고, 풀들로 피운 연기를 지나 원을 만들고 서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원주민 소그룹의 음악과 댄스를 지켜보았다. 단순히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라, 같이 움직이고 참여하게 하여 모두 하나가 되는 연대감을 느끼게 했다.   
 셋째, 예술 창작의 소재는 그야말로 예술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와 의지에 의해 선택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다양하고, 계속 실험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전통과 역사가 살아나고 있었다. 애들레이드시의 미술관과 박물관과 복합문화공간은 원주민의 전통적인 삶과 색과 문양으로부터 길어내는 창작의 힘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보여주며, 판매하고 있었다. 
 전주도 유네스코 미식부문 창의도시로 2012년에 지정되었다. 지정된 이후에 여러모로 축적된 국내외의 작고 큰 다양한 네트워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하여, 미식부문 창의도시들과의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타 부문 창의도시들과도 협업의 기회나 교류를 지속하고 확대해나감으로써 전주가 지닌 고유성과 매력성에 더하여 활력을 계속 발산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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