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 산 TV를 처분하고 더 큰 인치의 TV를 구매하기 위해 전주시 서신동에 위치한 전자제품매장을 찾은 강 모씨(37세, 전주 송천동)는 점원의 설명을 듣고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이기도 하고, 특히 정부에서 으뜸 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10%의 환급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지만 TV는 그 대상도 아니었던 것.

강 씨는 "마치 모든 가전제품에 환급할인을 해줄 것 처럼 홍보가 돼서 먼 걸음 한건데 헛수고를 한 셈이 됐다"며 "처음부터 해당 대상이 아닌 제품을 알려주면 서로 맘 상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5년차를 맞이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가 이달 1일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처음으로 민간주도행사로 넘어왔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겐 말 뿐인 할인 잔치로 끝날 모양새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정부에서 함께 진행하는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제'까지 내세워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환급 대상 전기제품은 단 7개에 그치고 있고 그마저도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로 쏠림 현상이 심해 이를 모르고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많아진 것.

정부는 에너지 소비 효율이 우수한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10%(20만 원) 환급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으뜸효율 가전 환급제'를 코세페 기간 동안 함께 진행하면서 서민들의 경제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되는 제품은 김치냉장고를 비롯해 에어컨, 냉장고, 제습기, 냉·온수기, 공기청정기, 전기밥솥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등급 비율이 높은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는 할인율이 40%를 넘나들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판매 매장마다 기준이 상이하고 홍보물에도 정확히 기입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또한, 환급받기 위해선 온·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제품 구매시 받은 거래내역서와 영수증을 챙겨 환급신청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해서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년층 구매자들에겐 있는 혜택도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사마다 홍보 방식이 상이하고,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1등급 제품이 많은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에 할인폭을 크게 산정해 이 외의 것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큰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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