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포기는 식량주권 포기와도 같은 일.”

11일 전주시농민회 정현호 사무국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개도국 지위포기 선언은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개도국 지위 포기는 그나마 연명하고 있는 농민들의 마지막 안전망까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추값과 무값이 아무리 올라도 농민들에게 떨어지는 수익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대부분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중개인 수수료 등으로 빠져나가는 마진에 대한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은 농민들의 사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씨는 국내 농산물 유통시장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는 수입 농산물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농민들의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선언은 미국의 압력에 우리 농업을 순순히 갖다 바치는 행위”라며 “쌀 값 안정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로 직불제를 개악하는 행위를 자행하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업 선진국이 아닌 우리나라 농업에 개도국 지위포기는 사실상 식량주권 포기와도 같다”며 “이러한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도내 14개 시‧군 농민들이 릴레이 투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에게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선언 철회와 2018년 쌀 목표가격 설정, 변동직불제 폐지 및 직불제 개악 반대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한편, 이날 정읍과 장수 시청 앞에서 농민들은 농업 부분 개발도상국 지위포기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어 12일 전주와 남원 시청 앞에서 나락적재 투쟁과 농기계반납 투쟁을 예고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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