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99명 가운데 22명이 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한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와 관련해 전북도와 익산시가 미숙한 행정과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전북도는 앞으로 주민피해 보상과 마을환경 개선 등 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최용범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기자실을 찾아 "송하진 지사가 '이번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정말 비통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며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대응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환경부는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이 인근에 위치한 금강농산에서 비료를 만들기 위해 케이티엔지(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담뱃잎 찌꺼기)때문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최 부지사는 "지난 2008년 비료관리법 개정으로 관리 권한이 도에서 익산시로 이관됐으며,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과 관련된 사항은 익산시에서 관리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전북도는 상급기관으로써 무한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2017년 2월 주민 민원제기로 도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했고 설치허가 기준이 초과돼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 사태를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앞으로 전북도는 환경부 피해구제에서 제외되는 11명의 유사 암환자 등을 포함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 마을 환경정화 및 토양 모니터링, 하천수 환경 정비 등에 나설 예정이며, 기존 비료공장 부지를 매입해 친환경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해 익산시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장점마을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비료관리법, 폐기물관리법 등 미진한 법령개정을 중앙부처에 건의하고, 주민 피해보상을 위해 법률 자문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북도가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금강농산 대표자를 지난 2010년 환경기술유공자로 선정, 표창장을 수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장점마을 주민이 10년 넘도록 고통을 받고 있었지만 도지사가 마을주민을 찾아가 위로하거나, 관심을 보인 바가 없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역시 송하진 지사는 국회에서 열린 전북, 충북, 강원간 수소경제 업무협약식 참석으로 도청을 비웠다.
이에 김인태 전북도 환경녹지국장은 "직접 주민들에게 찾아가지 않았다고 사안을 챙기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비료공장이 암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최종결과를 끌어내고, 지원책 마련에 더욱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를 가리고 조치하겠다"며 "도 역시 감사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 책임질 부분은 끝까지 책임지고 개선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박은기자 /익산=김종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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