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그분을 장관으로 임명한 그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정말 송구스럽다”며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이, 절실함이 다시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며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저녁 8시부터 100분간 생방송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들과 소통하며 이같이 밝혔다. 각본 없이 진행된 국민과의 만남은 격의없이 자유로웠지만 동시에 송곳질문으로 문 대통령을 긴장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부동산 등 민생경제와 검찰개혁, 남북문제, 외교안보, 복지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과 최저임금 인상은 “가야할 길”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하고 흔들림없는 정책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공수처 문제는 보수진보 문제가 아니라”면서 민주주의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맞게 발전시켜나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임기 절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며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속도조절을 하면서 경제적 큰 그림에서 가져가야할 일이라고 했다. 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큰 과제라며 고용안정망 혜택을 늘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분야"라면서 "현재 교착상황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70년 간의 분단의 역사인 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이해해 달라. 그러나 남북간, 또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현재의 대화 국면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문제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지소미아 종료 피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종료되더라도 일본과 안보상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스쿨존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는 문 대통령에게 어린이안전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중인 관련 법안이 처리와 함께 정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있다”며 경기부양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지율에 대한 입장을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러 과정에 내재해있는 불공정한 요소들을 피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라고 본다. 충분히 이해된다"며 "20대들이 큰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지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구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만남에는 지역, 연령 등을 고루 안배해 선정된 300명의 국민패널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화를 시작하기 전 등장 배경음악인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를 언급하며 “제가 사랑을 많이 받은 정치인”이라며 “사랑받은 만큼 갚으라는 뜻같다. 사랑의 토대는 이해다, 더 많은 소통을 필요로 한다”며 국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100분을 훌쩍 넘겨 끝난 대화 마무리 발언에서는 "임기 절반이 지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임기 절반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후반기에는 성과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국정운영의 의지를 다졌다.

전문가 패널없이 생방송으로 국민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방식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현장 질문 외에도 온라인 등을 통한 질문은 1만6천여건을 넘었다. 문 대통령은 생방송 시간상의 제약으로 기회를 받지 못한 질문에는 추후 검토를 통해 꼭 답변하겠다고도 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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