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온 혈당 치료제보다 4배나 뛰어난 혈당 조절능력을 가진 토종 팥이 개발돼 당뇨환자들의 식품 선택권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부산대학교와 함께 동물실험을 한 결과, 토종 야생팥의 항혈당 효능을 도입해 개발한 팥 'YV1-138'이 식후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토종 야생팥을 밭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개량해 지난해 식물특허 출원을 마친 'YV1-138'은 일반 팥에 비해 항혈당 활성도가 10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종자 크기가 작고 덩굴뻗음(포복성), 종자 탈립 현상 등 야생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립형 품종인 '경원'팥과 인공 교배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8주령 수컷 실험쥐 36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6주간 고지방 식이 후 STZ 처리해 고혈당을 유발했고, 이후 6주 동안 삶은 팥 'YV1-138'을 20% 함유한 사료를 매일 마리당 2g씩 먹였다. 대조구에겐 옥수수 전분만을 함유한 사료를 먹였다.

그 결과, 팥을 먹인 쥐는 대조구에 비해 혈당은 24.3% 낮아졌으며, 인슐린 감수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팥 추출물의 항혈당 효능 지표인 알파-글루코시데이즈 활성을 50% 저해하는 농도가 92μg/ml(IC50)인데, 이는 1,000μg/ml인 ‘경원’ 팥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수치다. 경구 혈당 치료제인 아카보스(IC50=400)에 비해서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농진청은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팥 소비 확대를 위해 팥차와 흰앙금, 싹나물 등 가공하기 쉬운 팥 품종을 개발·보급하는 한편, 산업화를 위한 연구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식량과학원 곽도연 밭작물개발과장은 "혈당 개선 효과가 있는 팥과 여러 가지 목적에 맞게 개발된 팥이 식의약 소재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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