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coholic 488×200cm 한지에 먹과 아크릴 2016

  교동미술관이 2019 교동미술관 창작공간활성화 지원사업(레지던시) 하반기 입주작가 김 원, 정의철의 결과발표 릴레이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릴레이전시는 레지던시의 가장 핵심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입주 기간 동안의 작업 진행 및 성과를 미술계 관계자 및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입주 작가들의 작업을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한 것. 입주 작가와 평론가의 매칭을 통해 작가를 프로모션 하고 마케팅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릴레이 형식의 기획 초대 개인전이다.
  김원이 먼저 개인전을 갖는다. 26일부터 12월 8일까지 2주간 교동미술관 본관 2전시실.
  김원은 화폭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모습들을 표현한다.
  그의 회화는 ‘자유의지’(free will)를 환기하는 예술적 외침이다. 어떤 의사결정과 행동을 스스로 할 수 있으며 외부의 강요에 상관없이 선악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를 예술로 되묻는다. 그 정당한 물음이 불편한 것은 누구나 나름대로 자유의지가 있지만, 그것대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작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문제가 곧 나의 문제’라는 점이다.
  침대에서 엉거주춤하게 몸을 일으키자마자 꾸지람을 듣는 남자, 선술집에서 취중에 각자 자기 얘기만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 링거를 꽂고 연이어 담배를 피우면서 자리를 지키는 남자, 깊은 각도의 상주 인사를 거드름으로 화답하는 사람, 남녀가 깊게 포옹하면서 건너편의 친구와 남몰래 손을 잡는 잘못된 만남, 1,000원짜리 지폐를 물고 행복해하는 돼지머리, 추락하는 비둘기, 벌러덩 누워 배를 내보이면서 꼬리를 흔드는 복종하는 개, 그 사이를 유유히 날고 있는 희망의 나비. 정리하지 않은 형상들이 토해내는 울분의 외침, 통곡, 소음이 뒤범벅되어 귀를 먹먹하게 한다.
  표현기법을 들여다보면, 흡수력이 좋은 두꺼운 장지에 먹물을 흠뻑 먹여서 습식 먹지를 만든다. 그 위에 얇은 한지를 얹히고 나무, 금속, 손톱 등 선적인 표현이 가능한 도구를 활용해 자유롭게 의도된 드로잉을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그 행위를 반복해서 가끔은 과도하게 형상들을 끌어낸다. 먹 작 업을 마친 후, 배접하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재료(괏슈, 아 크릴, 파스텔, 오일 바 등)로 시각적 효과를 보충한다. 배경은 분채나 아크릴 컬러로 단색 처리함으로써 2차원의 평면에 모든 형상을 담는다.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은 평론을 통해 “김 원은 포장되지 않은 진솔한 언어를 가진 미술가이다. 부조리 속에서 받은 상흔들을 거침없이 들춰서 주변인과 자신 을 치유하려 한다. 이번 결과전을 마치고 울타리 너머의 세상으로 향할 것이다. 유쾌한 에너지가 충만한 그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고 응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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