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정시 40% 이상 확대’와 ‘비교과 활동 대입 미반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북 지역 교육계의 우려가 크다.

이는 도내 학생들에게 불리하며 학교교육 파행을 불러올 거라 봤다. 고교학점제와도 엇박자라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 위주 전형 비중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 16곳은 빠르면 2022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전형(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올린다.

수상경력, 개인봉사 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 비교과활동은 202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되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없앤다.

도내 교육 전문가들은 우리 지역 학생들의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이 눈에 띄게 낮아질 거라 본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2022학년도를 기준 삼아 정시 비율이 턱없이 낮은 곳만 30% 선으로 올릴 줄 알았다. 16곳 영향력이 커 서울 내 다른 대학들도 정시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종을 하더라도 수능 최저기준을 설정, 탈락인원을 정시로 넘긴다면 정시 비중은 40%를 훌쩍 넘길 거다”라며 “비교과와 자소서가 없어지면 대학 평가요소가 별로 없어 학종 비중이 더 감소할 수 있다. 그럼 학종으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해 온 도내 학생들 기회가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북도 특히 농산촌 소규모 지역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진학 시 학종을 활용한다. 여영국 의원 자료를 보면 도내 9개 시군 학생들은 최근 3년 간 서울대에 수능으로 단 1명도 가지 못했다. 모두 학종으로 입학했다.

교육부 ‘최근 4년 13개 대학 학종 실태조사’ 지역별 전형 합격자 구성에 따르면 특별시(학종 34.2%와 수능 35.4%)에서 읍면(학종 57.8%와 수능 24.8%)으로 갈수록 학종 의존도가 높다.

오랜 시간 공들인 학교교육 정상화는 금세 깨질 거라고도 했다. 빠르면 2학년 말 진도를 마쳐야 하고, 3학년부턴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위한 문제풀이식 수업이 계속될 거란 것.

이런 상황에서 진로와 적성을 중시하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학생들 진로 찾기가 가능한지 되묻는다.

한 교육 전문가는 “비교과 활동에선 좋아하는 걸 찾고 창의력을 높이며 공동체의식을 키운다. 맥을 같이 하는 게 고교학점제인데 수능만 잘 보면 되는데 누가 관심 있거나 재밌는 수업을 듣나. 성적 잘 나오는 걸 택할 거다”라며 “수능에 유리한 과목에 몰릴 텐데 어떻게 시행할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전북권 대학 사정과 별개로 정시 추세가 되면 대학이 학과 성격에 맞는 학생을 뽑기 어려울 거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원하는 학과를 고민하기보다 점수를 높이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도 일부 우려를 표했다. 도교육청 하영민 학교교육과장은 “정시 확대는 우리 지역 아이들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인성과 전인적 성장에 큰 도움을 준 비교과가 없어진다면 학교교육 정상화는 실현되지 못할 거다”라며 “학종 문제점이 많지만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바도 크다. 없애기보단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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