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제25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전통공예작품 ‘색실함과 색실첩’으로 전국한지공예대전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상을 차지한 조호익(27)이 또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는 첫 개인전 ‘표리부동-자연을 통한 치유’전을 통해 전통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창조의 세계로 나가는 노력을 보여준다.
  온화하고 자연적인 재료인 한지와 현대적이며 차가운 금속의 융합. 여기에 옻칠된 흙. 전통적인 한지와 현대적인 금속의 만남이 얼핏 보면 ‘표리부동’하지만 흙이니 옻칠이 같이 하면서 ‘소통’, 나아가 치유를 강조한다.
  “작업의 주재료인 닥섬유와 수없는 손길을 통해 만들어지는 형태들은 전통과 현대를 넘어서는 소통의 관계다. 한지와 금속의 융합은 부조화의 소통 속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치유에 대한 노력이다.”(조호익)
  그의 연작은 반원의 조형적 형태를 하고 있다. 온전한 원의 형태가 아닌 반원의 형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동시에 무궁무진한 인간의 가능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비정형인 36개의 피사체는 서로 다른 형상을 하고 있는 인간의 외형적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다. 또한 각기 다른 색채의 작업들은 서로 다른 외형적 모습처럼 각자가 담고 있는 생각 또한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겉과 속이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작품마다 겉의 색과 안의 색들이 다른 것은 겉모습이 다른 만큼 속마음도 다르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작품들을 에어 서큘레이터에 의해 조금 흔들리게 설치한 것이나 작품의 배치에 높낮이를 달리 한 것은 흔들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상징한다.”(조호익)
  공예를 시작하면서 낮밤이 따로 없었던 그는 이번 전시준비도 마찬가지였다. ‘20대 총각이 갖추기 어려운 지구력을 겸비했다’(김혜미자 색지장)는 평가처럼 작업에 대한 성실함으로 ‘표리부동’을 완성했다. 40여점의 표리부동 연작은 닥섬유, 황동, 도기작품, 옻칠 등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한지, 도기, 옻칠,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그만의 스타일로 융합을 해내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미술전공자인 작가의 석사학위 청구전이다.
  유봉희 교수는 “그의 작품에서 ‘전통문화의 창조적 진화’를 발견했다. 한지가 흔하고 익숙한 소재이기는 하나, 이 시대의 정서로 풀어내고 익숙한 것을 전혀 새로운 것으로 창조하여 또 다른 익숙한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고루하고 진부한 일이 아닌 ‘전통의 창조적 진화’이고 ‘표리부동’이 바로 그러하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는 역사를 전공했고 아버지 뒤를 이어 공연에 입문했다. 대한민국한지대전 특선(2015)을 시작으로 여러 공모전에 입상했다. 전국한지공예대전과 대한민국한지대전 초대작가.
  28일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에서 개막한 전시는 12월 4일까지 열린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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