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곳곳에서 친일(親日) 청산 작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가 과거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빚어 온 역대 도지사 2인의 사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9일 도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으면서도 전북도청 대회의실에 역대 도지사 자격으로 걸려 있던 제 11대 임춘성과 12대 이용택의 사진을 전격 철거했다.
또, 도 홈페이지에 올려져있는 역대 도지사 소개란에서도 두 전직 지사의 사진과 프로필 등을 삭제했다.
이 같은 조치는 그간 전북도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지속 요청했던 사안으로, 지난주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지부장 김재호)가 공식 공문을 도로 보내면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다.
도 측은 시민단체 측의 항의와 공문을 바탕으로 도지사에게 보고했고, 송하진 도지사는 사진 삭제에 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전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임춘성은 지난 1960년 6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전북지사를 역임했다.
도에 따르면, 임춘성은 1937년 7월 중·일 전쟁이 일어나자 1940년 4월까지 국방사상보급선정, 출정군인 환송영, 귀환 군인 위안회 개최 준비 등 전시(戰時) 업무를 적극 수행,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나사변공로자공적조서’에 이름이 오른 인물이다.
1960년 10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전북지사를 지낸 이용택은 만주일대의 항일유격대를 괴멸하고, 투항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친일조직 ‘만주국협화회의 동남지구특별공작후원회’의 강사로 참여했고, 후원 성금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는 시민단체 등의 공식 공문을 검토해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9일 오전 대회의실에 걸려 있던 2인의 사진을 바로 내렸고, 도청 홈페이지 상에 올려져있던 사진 또한 삭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2인의 전 전북도지사 친일인명사전 등재 사실을 파악한 뒤 지난주 전북도에 공식 공문을 통해 사진 철거(삭제)와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면서 “사진 철거(삭제)에 그치지 않고 도 친일잔재 TF에서 더 깊은 논의를 거쳐 후세들이 분명히 알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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