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가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타워 앞에 모여 주민 집단 암 발병 사태와 관련해 회사 측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001년 익산 장점마을에 금강농산이라는 비료공장이 문을 연 뒤 2017년 12월 31일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이 발생해 그중 14명이 사망했다.

환경부 영향조사에 따르면 금강농산(비료공장)은 퇴비로만 써야 될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적으로 건조 공정에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연초박 발암물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집단 암 발병 사태로 이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환경부 조사에서 가동중단된 비료공장의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정제유 사용업체 및 유사공정 비료제조업체 조사와 연초박 건조공정을 모의시험에서 연초박 건조과정중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 2010년 장점마을에서는 소류지로 공장 폐수가 유입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당시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던 지하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주민들은 "KT&G는 적법하게 연초박을 위탁 처리했다고 하지만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적정하게 처리하는지 등을 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성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려 하루하루 고통속에 목숨을 연명하며 살고 있는데 '나 몰라라'하는 것이 KT&G의 기업 철학이냐"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KT&G를 규탄한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KT&G 측은 "당사는 관련 법령을 준수해 연초박을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 처리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익산=김익길기자·kimtop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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