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자매도시인 일본 가나자와의 희소전통공예품이 전주에서 전시된다.
  (사)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 김혜미자·이하 진흥원)은 11일부터 23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제18회 가나자와시 전통공예전을 마련했다.
  진흥원은 가나자와시 국제교류과와 함께 지난 2002년부터 교류전을 진행해 왔다.
  올해 교류전에서는 ‘가가 게바리’, ‘가가상감’, ‘가가자수’와 가나자와 대나무공예 등 96여점의 가나자와 전통공예품이 전시된다.
  ‘게바리’는 새 깃털로 곤충을 본떠 만든 일본 전통 낚시 바늘을 가리킨다. ‘가가 게바리’는 가나자와시에서 에도시대(1603~1868)부터 만들어진 게바리를 칭한다. 현대에 와서는 가가 게바리 기술은 낚시 용도에서 다른 분야로 활용되고 있다.
  요즘 전주 한옥마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경성 패션’의 머리를 치장하는 코르사주와 귀걸이 펜던트, 목설이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가가상감’은 1600년대부터 전승돼 온 상감기법(바탕이 되는 금속에 무늬를 파내고 파낸 무늬의 밑면을 벌려 준 뒤 다른 재질의 금속을 끼워 넣는 기법)이다.
  ‘가가자수’는 다채로운 견사를 사용해 무늬를 입체감있게 표현해 낸 자수로 고급 포목에 사용됐다. 지금은 미술공예 부문까지 확장되어 실내 장식품, 가문 문장의 현판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나자와시에는 대나무 밭이 많이 있어 대나무를 소쿠리, 바구니 등의 일상용품으로 사용해 왔다. 중세 이후 다도와 꽃꽂이가 활발해 지면서 대나무를 활용한 꽃병과 차시 등의 도고류가 예술적인 죽공예 기술을 활용한 미술 공예품으로 제작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지금까지 계승돼 온 높은 기술에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을 접목한 현대작가들의 새로운 작업의 결과물이다.
  ‘가가 미즈히키’는 축의금 봉투나 증답품의 포장지 등을 장식하는 매듭으로 매듭의 색과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가가 데마리’는 선명한 색실을 한 땀 한 땀 손으로 꿰어 만들어낸 가하학적 모양이 매력적이다.
  우산인 ‘가나자와 와가사’는 유연한 대나무와 튼튼한 와시(화지), 그리고 아름다운 색실로 만든다.
  이번 교류전은 일본 공예품의 현주소를 살피는 동시에 한일간 공예 작품의 차이도 알아보는 기회다.
  김선주 작가는 “일본은 정책적으로 정부차원 전시와 공방에 대한 지원이 많아 부럽다”며 작품에 대해서도 “우리와 달리 작고 예쁘게 만들어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은 배울 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초순 작가도 “우리는 스케일이 크지만 일본 공예작품은 아기자기 하다, 섬세함은 어떤 면에서 일본 공예가 나은 것 같아 보인다”면서도 “자연적인 것을 많이 응용하는 면은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 개막에 앞서 11일에는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교육실에서 오전과 오후 2차례 가나자와 죽공예 작가인 모토에 와초쿠사이와 하시모토 사오리가 각각 ‘티 매트 만들기’와 ‘풍차 만들기’ 위크숍도 가졌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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