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무런 예고 없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국민들은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정책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만 벌써 18번이다. 말도 안 되게 높아지는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정책들인데, 집값 상승세를 막지는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번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역시 완전한 실패로 인식하고 있었다. 더 이상 강력하게 규제할 방법이 없으니 부동산 정책은 실패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그 예상을 깨고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진짜로 살 집 하나만 빼고 다 팔거나, 대출 대신 자기 돈으로 집을 사라는 것이다.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높을수록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겠으니, 당분간 양도세를 줄이는 기간에 한집만 남겨놓고 빨리 팔라는 것이고, 고가의 주택은 담보대출이 안 되게 하고 9억원 초과는 대출액 비율을 대폭 줄여 갭투자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갭투자란 10억 원짜리 집의 전세가가 9억 원일 때 자기돈 1억 원만 더해 집을 사서 전세를 내놓고, 추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몇 억 원 정도의 이익을 얻는 방법으로, 이 때문에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는 형국이다. 결국, 서울 집값은 지방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서울 투기과열지구에서 집값을 잡는다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계산이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제는 대출은 안 받아도 될 정도의 부자만 집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것과 서울 집값이 비싼데 9억 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갭투자 등이 잡힌다면 부자들이 부동산에 돈을 쏟아 붓지 않을 것이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화 될 확률이 훨씬 크다. 그동안 갭투자에 몰렸던 국민들이 훨씬 많았고, 그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 또한 9억 원이 넘는 집을 꼭 살아야 할 집으로 고르기에는 지방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다수 나오고 있다.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올리고, 덩달아 집값도 같이 오르게 한 후, 집 가치는 가치대로 올리고, 다시 전세를 내줄 목적으로 갭투자를 하는 것을 서민들도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서민들까지 작은 목돈을 빌려 갭투자 지역을 기웃거린다고 한다. 이 얼마나 비생산적인 순환인가. 그래서 정부의 강력한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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